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5일 조속한 시일 안에 북한에 파견하겠다고 밝힌 고위급 특사는 누구일까.일단 미국이 당초 거론해온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이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위급'이라는 외교적 무게도 있지만 부시 대통령의 대북 관계개선 의지가 전례 없이 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핵 미사일 문제 등 해묵은 북미 현안을 일괄 타결하기 위해서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담판'을 벌일 만한 직책과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의 방북 직후 이뤄지는 특사 파견인 만큼 이에 걸맞은 인물이 고려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미 국무부 내에서도 차관보급으로는 2001년 2월 이후 사실상 동결된 북미관계를 진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북측도 켈리 차관보의 특사 파견을 수용했지만, 그에게 북한의 최고위급인 김 위원장 면담을 허용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컸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미국이 4, 5월까지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대사를 대북 특사로 고려했던 것은 사실상 북한과 대화하기 싫다는 의미로 해석됐었다. 부시 대통령의 대북 특사가 아미티지 부장관이나 파월 장관으로 격상되면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최고위급이다.
일각에서는 파월 장관 보다는 1999년 2월 공화당의 대북정책을 집대성한 '아미티지 보고서' 작성 주역인 아미티지 부장관의 파견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강경 입장을 전달하고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파월 장관 보다는 '매파'인 아미티지 부장관이 적임이기 때문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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