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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방송클럽 토론회/"재벌출마 비판은 민주주의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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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방송클럽 토론회/"재벌출마 비판은 민주주의 부정"

입력
200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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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25일 재벌의 대선 출마 논란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고 "경제력이 있으므로 봉사하는 공직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언론사 세무조사 및 일부 정책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재산 증식 과정 등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다소 애매하게 답변했다.정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정부는 언론사 세무조사가 개혁이라고 말했는데 남이 해주는 것은 개혁으로 볼 수 없다"며 "조사 과정에서 무리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1999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당시 금감원은 도덕적으로 문제 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 없다고 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또 다른 조작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금감원 책임자를 만나서 조작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직전에) 사들였다 판 사람이 문제이지 15년쯤 갖고 있다 매각한 사람이 무슨 문제냐고 물었다"고 말해 '금감원에 대한 압력 행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91년에 부친이 갖고 있던 주식 중 653만 주를 변칙 증여 받았다는 이유로 44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지만 증여 과정에서 국세청이 받을 수 있는 세금을 다 받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91년에 주식을 증여 받은 게 아니라 70년대 중반에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입한 뒤 25년 간 계속 증자에 참여해왔다"며 재산형성 과정을 간략히 설명했다.

정 의원측은 토론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91년 현대그룹 세무사찰 결과 1,308억원의 추징액이 부과됐다"며 "이 가운데 정 의원이 1988년에 취득한 현대엔진 지분 180만주를 저가 매입으로 간주해 45억원의 세금이 부과됐으나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전액 환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중공업 지분을 담보로 500억원을 융자 받은 게 신당 자금이냐'는 질문에 "2년 전에 내 지분이 8%여서 안정적 경영지분 확보를 위해 11%로 3% 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대출 받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대선자금 조달에 대해 "가능하면 후원금과 당비로 조달할 생각이며 큰 돈은 없지만 개인 돈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정경분리 선언에 대해 "내가 대선에서 성공 못하면 형제, 친척 기업이란 이유로 어려운 일 당할까 겁먹어서 그런 것 같은데 우리 정치의 서글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금리 인상 논쟁에 대해 "아파트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높이자는 것은 교과서적으로 맞는 얘기이지만 금리 논쟁을 중지하고 세계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장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과 대한축구협회장이 공명선거에 부담이 된다면 계속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해 여론의 추이에 따라 사퇴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 토론회 이모저모

정몽준 의원은 25일 토론회에서 까다로운 질문을 받으면 "좋은 질문"이라고 말하며 자세를 낮추고 핵심을 피해갔다. 대선주자로 두 번째 TV 토론에 나선 그는 19일 MBC 토론 때보다 난이도가 높은 질문을 받았으나 비교적 여유 있게 답변했다. 정 의원측은 "지난 번보다 무난했다"고 자평했으나, 정치권에선 "그전보다 정책이 구체적"이라는 평가와 "알맹이가 없는 동문서답이 많았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정 의원은 재벌출신의 한계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재벌은 일본이 만든 단어이며 이제는 대기업이란 호칭이 적합하다. 정권과 대기업 유착 문제는 정권이 잘하면 금방 해결된다" 며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그는 이어 "나는 빌 게이츠를 부러워 한다. 그 사람처럼 재산이 많아서 거액을 기부해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부친인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의 차이점에 대해 "아버지는 고생을 많이 했고 일생 기업인이었으나 나는 15년 간 국회에서 공직에 봉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모에 대해 "출마선언 때 말한 것이 전부"라며 더 이상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능력이 있느냐에 관심을 갖고 대통령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 의원 가까이서 일한 사람들일수록 정 의원이 가혹하다는 지적을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가끔 반성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토론회장엔 강신옥(姜信玉) 박범진(朴範珍) 전 의원 등 정 의원 캠프 참모들과 MBC사장 출신인 민주당 강성구(姜成求)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 의원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도 토론을 지켜봤다. 한나라당 등 다른 정당 실무 당직자도 참석, 정 의원의 검증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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