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삼성전자의 휴대폰 관련 핵심기술을 빼내 중국에 거액의 로열티를 받고 그대로 넘긴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이 중국 기업에 유출한 기술은 국내기업이 배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이어서 향후 대중국 휴대폰 수출과 시장경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대구지검 김천지청은 25일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폰 기종인 SGH-800의 핵심기술을 빼낸 벤처기업 (주)벨웨이브의 전모(41·전 삼성전자 기흥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사와 김모(32) 과장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 회사 양모(49) 대표를 긴급체포 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회사기밀을 넘겨준 삼성전자 박모(29) 대리와 증거인멸에 가담한 벨웨이브 전무 강모(45)씨도 구속했다. ★관련기사 29면
검찰에 따르면 벨웨이브 대표 양씨 등은 2000년 7월 전씨와 박씨 등 삼성전자 기술진에게 고액연봉을 제시, 영입한 뒤 SGH-800 관련 1급 대외비 기술 14건을 빼낸 혐의다.
벨웨이브사는 삼성전자에서 빼낸 기술을 토대로 '판다'라는 휴대폰 모델을 개발한 뒤 지난해 9월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인 아모이소닉사로부터 로열티 30억원을 받고 '판다2' 단말기 제조기술 일체를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밖에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V사에도 36억원을 받는 등 총 76억원의 기술 이전료를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벨웨이브의 '판다2·3' 모델은 삼성전자 SGH-800 모델의 소프트웨어 핵심기술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으로 유출된 기술 중 휴대폰을 간편하게 사용토록 하는 사용자 입출력 관련 주요 부가기술인 MMI는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노키아 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3건도 최근에 개발된 첨단 기술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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