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는 감춰진 비결이 있다. 산업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세계화가 폭넓게 진행된 요즘은 독특한 사업 전략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남다른 전략으로 불모지에서 유수한 기업을 일군 미국의 '백만장자' 11명 면면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최신호에서 특집으로 다뤘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고객 지향 틈새 시장 공략 사업 효율화 시장 우선 독특한 아이디어의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객 마음을 읽어라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37)은 인터넷을 이용한 맞춤 생산, 직판 체제로 컴퓨터 유통 업계에 혁명을 불러 일으킨 사람이다. 컴퓨터 업계는 올 2·4분기에 전체 매출이 4% 떨어지는 등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델 컴퓨터는 18% 성장했으며 미국 내 시장 점유율 2위이다. 델의 비결은 지금은 보편화했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주문 생산과 소비자 직접 판매, 이를 통한 가격 인하 정책이었다.
애플 뉴튼 같은 선발 기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확신해 성공한 팜 컴퓨팅의 공동 창업자 도나 두빈스키(47)도 비슷한 경우다. 인터넷을 통해 고해상도와 입체의 상품 이미지를 제공해 소매점에 가지 않고도 충분히 제품의 비교 평가를 가능케 한 샤퍼이미지의 리처드 탈하이머(54)도 고객의 욕구를 제대로 읽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틈새 시장을 노려라
미디어 업종은 어느 나라나 이미 포화 상태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처음으로 흑인 대상의 전문 케이블 TV 채널을 만든 BET 홀딩스의 로버트 존슨(37)과 USA투데이 창간인 앨 노이하르트(78)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1980년에 1만 5,000달러의 은행 융자와 50만 달러의 외부 투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존슨은 11년 뒤 흑인이 운영하는 회사로는 처음으로 BET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해 미디어 재벌 비아콤에 넘길 때 이 회사의 매각가는 30억 달러에 육박했다.
미국에 전국지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독자의 추세에 맞춰 기사는 짧게, 그래픽과 사진을 많이 실은 USA투데이도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낸 경우다. 7∼12세 소년들이 만만치 않은 구매력을갖고 있다고 보고 이들을 위한 인형, 음악 상품들을 다양하게 만든 플레즌트사의 플레즌트 롤랜드(61)도 틈새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경우다.
▶효율로 승부하라
기존의 우편 배달과 다른 개념의 택배 시장에서 페덱스가 이룬 성과는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단순한 배달 업무를 어떻게 효율화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종전의 배달 업무가 모든 우편물을 한 곳에 모아 다른 곳으로 단순 이동시킨 데 반해 페덱스의 프레드 스미스(58)는 배달에 지역별 '허브' 개념을 도입했다. 이동 거리가 짧아지고 일처리가 훨씬 간단해지면서 업무 효율은 100배 이상 늘었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해도 손으로 만지는 물건을 통신망으로 옮기는 기술이 나오기 전까지 페덱스 같은 회사의 일거리는 많아질 것이다. 페덱스 이후 미국 우편 서비스가 일대 개혁을 맞았고 UPS 같은 후발 기업도 적지 않게 생겼다. 하지만 선발인 페덱스의 명성은 여전하고 지난해 이 회사가 거둔 순익은 196억 달러에 이른다.
▶모든 것을 시장에
피델리티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뮤추얼 펀드인 뱅가드 그룹을 창업한 존 보글(73)은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 학교에서 학위를 주지 않겠다는 위협까지 받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펀드매니저가 단일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밖에 모르던 시절에 종목 여러 개를 묶어 지수로 만들고 거기에 투자해 수탁 자금 운영의 안전도를 높이는 방식을 처음 개발했다. 지금은 상식처럼 되어 있지만 일개 대학생의 머리에서 처음 출발한 이 투자 방식의 기본은 아무리 천재적인 펀드 매니저라도 주식 시장의 장기 추세를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아이디어는 기본
스노보드를 처음 만들어 겨울 스포츠의 '스타'로 만든 버튼 스노보드사의 제이크 버튼 카펜터(48)는 아이디어로 성공한 대표적 인물이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던 그가 1977년 처음 스노보드를 만들 때까지도 설원은 스키어들이 독점했다. 하지만 바다의 놀이를 눈 위로 옮긴 간단하면서도 획기적인 이 발상으로 이제 스노보드 인구는 미국에서만 700만 명이 넘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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