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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김학철선생 오늘 1주기/세종문화회관서 추모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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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김학철선생 오늘 1주기/세종문화회관서 추모행사

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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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의용군 마지막 분대장' 김학철(1917∼2001·사진) 선생의 1주기 추모 행사가 25일 오후 2시30분서울 세종문화회관 소연회실에서 개최된다. 중국조선족문화예술인후원회(회장 이상규)와 중국옌볜인민출판사가 주최하는 행사다. 출판사가 기획한 '20세기 중국조선족문학사료전집' 중 제19집과 20집으로 나온 '김학철 문학편'의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지금껏 소개되지 않은 고인의 1940년대 소설이 실린 작품전집이다. 그가 해방 직후 서울에서 1년여 머물면서 발표한 '지네' '균열' 등 8편이 포함됐다.고인은 평생을 '직업적 혁명가'임을 자처했다. 일제시대 조선의용군으로 중국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포로로 일본 감옥에 갇혔다. 그곳에서 총상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잘라냈고 해방 뒤 월북해 노동신문 기자로 일했다. 북한 정권을 비판한 것이 문제돼 중국으로 망명했지만, 문화혁명기에 다시 반동분자로 몰려 24년 강제노역과 10년 징역을 살았다.

그가 항일투쟁을 소재로 쓴 소설 '격정시대' '해란강아 말하라'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등이 소개되면서 고인의 생은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지난해 9월 25일 "편안하게 살려거든 불의를 외면하고, 인간답게 살려거든 불의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중국 옌볜(延邊)에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는 그야말로 격정의 삶을 살았다.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소개된 중국 작가협회 부주석을 지낸 유명 여작가 띵링(丁玲·1904∼1986)의 편지에서 고인의 준열한 삶의 단편을 찾아볼 수 있다. '태양은 쌍간강을 비춘다'의 작가 띵링은 79년 고인의 아들 해양(54)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너의 아버지 김학철은 우리가 줄곧 마음 속에 새겨두고 있었어. 강제노동의 나날에도, 심지어 감옥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었지"라고 적었다.

"너의 아버지 김학철이 건강하기를 바랄 뿐이지! 이허위안(臣頁和園)에 있을 때 외다리로 쿤밍호(昆明湖)를 건너듯이 말이야"라는 구절에서 김학철의 강인하고 꼿꼿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해양씨는 띵링의 편지와 함께 아버지의 삶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경력과 성격 때문인지 띵링은 '이 굽힐 줄 모르는 학생'을 특별히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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