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모두 출가한 뒤 퇴직한 남편과 둘이서 살고 있는 70대 노인이다. 수해로 온 나라가 신음하고 있다는 뉴스를 매일 접하다 보니 객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 생각이 간절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이번 수해로 피해가 거의 없었다.그러나 남의 일만 같지않아 수재의연금을 내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용돈을 모아 10만원을 마련하고 동네 은행에 갔다. 그런데 수재의연금 10만원을 내려면 수수료 1,0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그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9만9,000원만 송금했다.
말뜻은 알겠으나 당국의 처사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린 고사리 손들은 동전을 한푼 두푼 모아 수재의연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해야 한다는 이유로 1,000원이란 요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수재의연금 1,000원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수재의연금과 같은 돈을 송금하는 데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융통성이 있어야 하겠다.
/서광윤·서울 노원구 공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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