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金大業)씨의 '병풍(兵風)공작' 의혹을 제기한 선모(25)씨가 23일 오후 김씨측에 의해 납치, 폭행당했다는 주장이 24일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한나라당의 조작이라고 맞서는 등 병풍사건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폭로-조작극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24일 "선씨가 23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 대명콘도 직원숙소 앞에서 2명의 괴한에 의해 승용차 안으로 납치돼 20∼30분간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J심부름센터 직원이라고 밝힌 괴한들은 선씨의 최근 통화내역을 제시하고 "통화 상대방을 대라"며 폭행했고, 김대업씨도 휴대폰으로 전화해 "한나라당에서 받은 돈의 2배를 줄 테니 거짓말을 했다고 하라"고 선씨를 회유했다는 것. 선씨는 30분쯤 뒤 지나던 친구의 도움으로 탈출했으나 이후에도 김씨의 협박전화와 고급 승용차의 미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씨는 "폭행을 사주하거나 선씨와 전화한 적도 없는데도 한나라당이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선씨의 휴대폰에 자신의 전화번호가 남겨진데 대해서는 "23일 오후 5시께 김모라는 사람으로부터 '급히 통화하고 싶다'는 전화가 와 남겨진 휴대폰 번호로 전화했더니 모르는 상대방이 횡설수설해 욕을 하고 끊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23일 오후 5시35분 검찰 기자실에 "괴전화의 번호주인을 알아봐 달라"고 의뢰, 이 번호 주인이 선씨 임이 확인됐다. 선씨는 이 때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홍 의원의 23일 발언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으나 납치·폭행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지난 해 마약범으로 춘천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선씨가 서울지검에 수시로 출두하며 김씨와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도 사실규명 없이 부질없는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서울지검은 일단 당시 마약대부 김동화 사건으로 특조실에서 빈번히 조사를 받았다는 선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이 본질을 비껴간 채 서로 정치적 입장이 다른 양측간의 추악한 폭로, 조작극 공방으로 변질돼가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정치권과 사건 관계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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