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학교에 갔더니 급우들이 '너를 쏴 죽일 라이플 총을 사기 위해 방금 돈을 모았다'고 이죽거렸다.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올해 미스 아메리카 당선자 에리카 해롤드(22)양이 성희롱과 인종차별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간 승리'의 귀감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흑인 혼혈 어머니와 인디언 혼혈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해롤드양은 24일 인터뷰에서 "일리노이주립대 부속 고교 재학시절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학대를 상습적으로 받았으며 담임 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녀는 고교 2학년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이곳에서는 성희롱에 시달렸다. 그녀는 "또래보다 큰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탓에 주목을 받았고 친구들로부터 신체 접촉에 시달렸다"면서 "옷을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입고 헤어 스타일을 평범하게 바꾸는 등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공부하는 것만이 학대와 차별을 벗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학업에 매달려 수재만을 받아들이는 하버드 법대(로스쿨)에 진학했다.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참가하기위해 휴학을 한 그녀는 "복학해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겠으며 공직에 진출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상금 5만달러(약 6,000만원)를 비롯해 '미스 아메리카 프리미엄'으로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롤드양이 다녔던 일리노이주립대 부속고교의 대변인은 "학교 규정상 해롤드양의 학대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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