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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카리스마/SBS "야인시대" 인기 일등공신 "쌍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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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카리스마/SBS "야인시대" 인기 일등공신 "쌍칼" 떠나

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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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굵은 남성 액션 드라마 '야인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장형일)가 지난 주 시청률 38.3%(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6주 동안 1위를 지키던 MBC의 '인어아가씨'를 밀어내고 정상에 등극했다. 종로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사나이들의 박력있는 액션과 남자들의 자존심 대결을 큰 스케일로 그린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쌍칼' 박준규(38)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쌍칼은 종로를 호령하던 당대의 주먹 구마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사나이 중의 사나이. 박준규는 매서운 눈빛, 묵직한 저음, 또렷한 대사와 함께 의지력과 고독, 남성적 매력이 풍기는 강한 인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두사부일체' '4발가락' 등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허장강 장동휘씨 등과 함께 일세를 풍미했던 액션 스타 박노식씨의 아들이다.

풋나기 건달 김두한(안재모)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것도 쌍칼이다. 김두한이 조선의 매춘부를 구하기 위해 일본 패거리인 신마찌 일당을 혼내는 만용을 부려 쌍칼패가 위기에 처했을 때, 호탕하게 김두한의 용기를 높이 산 인물도 그였다. 걸물 김두한의 가치를 알고, 그의 앞길을 터주는 영웅의 이미지로 손색이 없었다. '야인시대'는 쌍칼을 통해 김두한을 드라마틱하게 내세우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칼 돌아와라'(나용수) '강렬한 눈빛'(엄지선) 등 SBS 시청자 게시판과 회원 수가 1,000명에 가까운 박준규의 팬클럽 다음카페 '준규아찌'의 뜨거운 반응이 이를 말해준다.

쌍칼은 '규칙은 규칙'이라며 자신의 필살의 무기인 쌍칼을 쓰지 않고 맨주먹으로 맞서다가 구마적에게 박치기 일격을 받고 무너진다. 그리고는 "진 자는 떠나야 한다"는 조선 주먹의 법칙을 되뇌며 헨델의 유장한 '사라방드'에 맞춰 만주로 떠나는 쌍칼. 그는 조직을 두한에게 맡기고 '야인시대'의 앞길을 여는 인물로 자기 몫을 다했다.

박준규는 "다른 프로그램은 끝나면 시원섭섭했지만 '야인시대'는 떠나기 아쉽다"라고 미련을 숨기지 않았다. 연출가 장형일(64)은 박준규를 가리켜 "다부지고, 깊은 캐릭터를 갖춘 배우"라면서도 "김두한이 만주로 가게 된다면 모르지만 앞으로 박준규의 모습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의 퇴장을 아까워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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