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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선수촌엔 지금 화합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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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선수촌엔 지금 화합이 싹튼다

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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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네다."24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아시안게임 선수촌. 남북 젊은이들 사이에 우정과 화해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현재 선수촌에 입촌한 남북 선수는 북한의 경우 전날 1진으로 입국한 159명, 남한은 사이클 선수 등 200여명이다. 이들은 선수촌 식당을 오가거나 숙소 주변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동안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농담을 하며 친밀감을 쌓아가고 있다. 아직은 한국선수들이 적극적인 편이지만, 도착 첫날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던 북한 선수들도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선수촌측은 남북 선수들이 쉽게 사귈 수 있도록 40m거리를 두고 숙소를 배정했다. 북한측 숙소는 선수촌 중앙의 114동에 배치, 한국의 117·118동 맞은 편에 있다. 당초 북한은 남한측 숙소에 인접한 119동을 쓸 예정이었으나 보안상의 이유로 옮겨졌다.

북한 선수들은 이날 아침 6시30분부터 빨간색과 하얀색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숙소주변에서 조깅으로 몸을 풀었다. 오전 8시30분에는 참가국 중 가장 먼저 입촌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북한 선수들은 아침 운동 때는 10여m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으나 오후 들어서는 한국 선수들에게 먼저 접근하기도 했다. 선수촌 관계자는 "북측 선수들은 어제만 해도 맞은 편 베란다쪽에서 우리 선수들이 손을 흔들면 애써 외면했으나 오늘은 수인사로 웃으며 답례하곤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남북한 선수 사이에서 화제의 주인공은 단연 북한의 인간장대 리명훈(235㎝). 리명훈이 이날 동료들과 함께 선수촌에서 길거리 농구를 하자, 남한 선수들이 모여들어 한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리명훈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던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곽영덕(22·동신대 3년)은 "처음 접하는 북한 선수지만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 참가, 서로 안면이 있는 남북선수들끼리는 식당에서 나란히 앉아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목격됐다. 북한 선수들은 190여 가지의 메뉴중 한식은 물론 양식도 즐겨 먹었는데, 남한 선수들이 후식으로 과일과 요플레를 권하는 정겨운 장면도 보였다. 한 남한 선수는 "옆자리에 앉아 있는 예쁘장한 북한 선수에게 다가가 '음식이 먹을만 하냐'고 물었더니 '일 없다(괜찮다)'고 말해 처음에는 잘 못알아 들었다"며 "남북 사이에 말뜻이 달라 약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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