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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02)카르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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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02)카르다노

입력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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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방정식의 대수적 해법은 흔히 카르다노 해법 또는 카르다노 공식이라고 불린다. 이탈리아 수학자 지롤라모 카르다노(1501.9.24∼1576)의 '아르스 마그나'(1545)라는 책에 그 해법이 처음 실렸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해법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카르다노가 아니라 동시대 이탈리아 수학자 니콜로 타르탈리아다. 타르탈리아가 3차방정식의 해법을 발견했다는 소문을 들은 카르다노는 그를 졸라 해법을 배운 뒤 마치 스스로 알아낸 것처럼 자기 책에 발표해버렸다. 그 덕분에 카르다노는 수학사에서 불멸의이름이 되었지만, 그 불멸의 상당 부분은 불명예와 관련되게 되었다. 카르다노 해법을 배우는 수학도들은 거의 어김없이 이 해법이 타르탈리아에게서 도둑질해온 것이라는 일화도 함께 배우게 됐으니 말이다. 그것은 17세기 후반 미적분학을 거의 동시에 독립적으로 체계화해 그 명예를 다투었던 아이적뉴턴과 빌헬름 폰 라이프니츠의 경우와도 다르다.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상대방의 연구를 훔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정식론의 줄기는 대수방정식의 해법을 탐구하는 것이다. 1차방정식의 해법을 발견한 것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과 그리스 사람들이었고, 2차방정식의 해법을 발견한 것은 고대 인도 사람들이었다. 카르다노와 타르탈리아가 관련된 3차방정식부터는 그 해법의 발견자가 기록돼 있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카르다노의 이탈리아인 제자 로도비코 페라리, 스위스의 레온하르트 오일러, 프랑스의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 같은 수학자들이 서로 다른 해법을 정식화해 놓았다. 5차 이상의 방정식은 대수적 방법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이 19세기 들어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과 프랑스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의 손을 통해 증명되었다. 아벨과 갈루아는 둘 다 20대에 요절한 천재였다.

고 종 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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