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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선수단 입국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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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선수단 입국의미

입력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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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남북교류의 새 지평을 여는 역사적인 일로 평가된다.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공사 착공식으로 대표되는 남북간 경제혈맥을 잇는 사업에 이어 체육분야에서도 교류의 큰 물꼬가 트인 것이다. 남북 스포츠교류는 복잡한 복선이나 이해득실이 깔린 정치·경제적 교류와는 달리 유연하게 전개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념과 체제의 벽을 넘어 선의의 경쟁 속에 상호 일체감을 공유할 수 있어 파급력도 크다.그런 맥락에서 북한이 이번에 18개 종목, 311명의 선수단을 보낸 것은 의미가 크다. 남북간 종합적·전면적인 스포츠 교류가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인공기가 부산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선수촌에 내걸렸다는 사실이 이를 함축적으로 말해준다.

남북은 1980년대 후반부터 스포츠를 통한 관계개선을 시도해왔다. 90년 남북 통일축구대회나 이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및 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단편적이고 일부 종목에 제한된 교류는 남북의 정치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어왔다. 안정적인 교류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과거와 달리 남북교류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한다. 더욱이 북한의 참가는 남북간의 협의 뿐만 아니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 및 국제관례를 따르는 방식으로 성사됐다. 남북 체육교류의 국제성이 확보된 것이다. 북한이 우리가 주최하는 국제행사에 인공기를 들고 참가했듯이 우리도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국제회원국 자격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참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북한선수단 및 응원단의 방한으로 경기장마다 남북 공동응원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반세기 걸친 반목을 넘어 정서적 통일을 이루는데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참가는 양측 주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경의선을 놓고 정서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남북교류의 분수령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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