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국 선수들의 보금자리인 선수촌이 23일 북한 선수단을 맞아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선수단 취재를 놓고 경찰과 취재진의 승강이가 벌어진 데 이어 경찰이 선수촌으로 향하는 모든 출입문을 원천 봉쇄하는 등 과잉경호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더욱이 북한선수단의 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취재진을 당황케 했다. 이날 조직위에서 나눠준 축구 핸드볼 탁구 등 종목별 연습일정에는 분명 북한선수들이 오후에 훈련을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종목별 경기대회 본부에 전화를 해 보면 모두가 '모르쇠'였다. 심지어는 북한이 예정대로 연습을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정원에 물어보라. 다른 나라 팀들은 연락관들이 있어 연습여부를 통보해 오고 있다"며 "북한은 국정원에 팀 연락관이 필요 없다"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후 선수촌에 짐을 푼 북한선수단은 숙소인 114동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가 어둠이 깔린 저녁 6시30분께 숙소를 나와 몸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리명훈 등 농구선수들은 맞은 편인 117동에 있는 한국의 세팍타크로 선수들의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도 외면한 채 "연습, 연습"하며 한쪽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 김정만 서기장과 리정만 감독 등 임원 5명은 이날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이 열린 구덕운동장을 깜짝 방문, 주위를 놀라게 했다. 북한축구는 쿠웨이트와 같이 F조에 속해 있어 전력탐색 목적으로 운동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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