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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서 온 세계의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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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하나 아시아도 하나/北서 온 세계의 별들

입력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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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에 와 기쁘다."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선수단 1진이 23일 김해공항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1진에는 여자유도의 계순희, 여자탁구의 김현희, 남자농구의 리명훈 등 세계적 선수들이 포함돼 있어 단연 관심의 대상이 됐다.북한이 내세우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답게 여자선수 중 첫번째로 트랩을 내려선 계순희(25)는 감색상의에 회색하의 차림으로 빨간색 넥타이가 잘 어울렸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잔잔한 미소로 응답을 피해갔지만 버스를 타고 선수촌을 향할 때까지 당당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등 자신감을 드러냈다. 계순희는 선수촌에 도착해서도 아무런 말 없이 동료들과 서둘러 숙소로 향해 세계적 스타를 취재하려고 모여든 취재진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계순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서 당시 무패행진을 벌이던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제압하고 깜짝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서는 52㎏급서 1위에 오른 명실상부한 여자유도 52㎏급 금메달 후보로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농구의 리명훈(33·235㎝)도 큰 키 때문에 다시 한번 주목을 끌었다. 그를 보고 웃으며 박수를 보낸 환영객들을 향해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린 리명훈도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을 피했지만 뒷짐을 지고 걸을 만큼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99년 통일농구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한국방문. 리명훈은 통일농구대회 때 공을 잡으면 거의 빼앗기지 않을 만큼 높이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나 잦은 부상과 나이로 인해 예전의 위력을 보이기 힘들 전망이다. 리명훈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특별제작된 개조차량과 2개를 연이어 붙인 침대서 생활하게 된다.

여자탁구의 에이스 김현희(세계랭킹 11위)도 다시 한번 깜찍한 용모를 과시했다. 북한 탁구선수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현희는 특히 한국의 에이스 류지혜(26)를 꼬박꼬박 언니라고 부를 만큼 둘은 절친하다. 중국의 왕난, 류지혜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김현희는 김향미와 짝을 이루는 여자복식에서 오히려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남녀 축구팀도 관심을 끈다. 통일축구대회에 이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리정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내 나라에 왔는데 어찌 기쁘지 않겠느냐"고 소감을 밝힌 뒤 성적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공이 둥근데 어떻게 결과를 알겠나.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리 감독 뒤로 주전GK 장정혁 등 통일축구 멤버들은 간간히 손을 흔들며 자연스런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인 여자축구팀은 확실한 우승후보다.

서포터스로부터 한반도기를 선물받은 여자체조선수들은 함박웃음을 짓는 등 북한선수단은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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