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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앞둔 부산AG 공무원·자원봉사자 "추석 즐길틈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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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앞둔 부산AG 공무원·자원봉사자 "추석 즐길틈 없었어요"

입력
200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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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손님들이 온다는 데 추석 연휴가 어디 있습니까."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부산 반여동의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촌. 이미 18개국 선수 205명이 입주하고 개막일(29일)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추석을 잊은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의 막바지 준비로 열기를 띠었다. 23일 입촌 예정인 북한 선수단 1진 153명을 맞는 설렘과 분주함도 가득했다. 추석연휴를 반납한 자원봉사자들은 200여명. 통역, 안내, 숙소정비 등을 맡고 있는 이들은 "조상과 친척들에게는 송구하지만, 대한민국과 부산을 빛내는 일에 동참하게 돼 어느 때보다 값진 추석"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중에는 북에 가족을 두고 있는 이산가족도 적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쟁 때 개성에 부모님과 남동생을 두고 혈혈단신 남하한 백승배(白承培·71)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추석 당일인 21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 영어 통역 자원봉사활동을 한 백씨는 "부모님들이 이미 돌아가셨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사를 지내왔다"며 "이번만은 차례를 제대로 못 지내도 용서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명절 때면 고향 생각이 간절한 데, 이번에는 북측 손님 맞이로 더욱 가슴이 미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석 때 인도네시아, 예멘 선수단의 통역을 맡았던 주부 한미경(韓美景·42)씨도 "추석 때 집을 비워 남편이나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 북의 고향을 그렇게도 그리워하시다 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면 보람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부산=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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