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된 홍역을 앓고 있긴 하지만 한국 카드시장의 성장잠재력은 아직 무궁무진합니다."1998년 이후 4년째 세계적 카드회사의 한국 사령탑을 맡고 있는 비자코리아 김영종(金榮鍾·57·사진) 사장은 "카드와 관련된 사회 범죄나 신용불량자 양산 등은 카드산업의 급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부작용"이라며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시행착오를 거쳐 한국 카드산업은 제2의 도약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체 소비에서 카드 결제 비중이 10%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한국은 아직도 엄밀한 의미의 '신용사회'라고 할 수 없다"며 "모든 경제가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볼 때 한국의 카드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자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차세대 결제수단으로 불리는 '스마트카드'. 비자는 한국에서 발급된 기존 마그네틱 카드의 90%를 2006년까지 집적회로(IC) 칩이 내장된 스마트카드로 전환한다는 계획 아래 인프라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카드의 세대교체를 실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도 성공한다"고 말했다.
비자는 비영리단체로서 상업적 마케팅을 지양하던 관행을 깨고 고소득 전문직 등을 겨냥한 타깃마케팅에도 시동을 걸었다. 최근에는 루프트한자 등 세계적 항공사들과 손잡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비자 플래티넘 카드 회원을 위한 항공권 할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국의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틈새시장이 많다"며 "카드결제 비중을 늘려 경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결국 카드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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