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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법무 "부시 정책은 히틀러 닮은꼴"/美-獨 외교마찰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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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법무 "부시 정책은 히틀러 닮은꼴"/美-獨 외교마찰 비화

입력
200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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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국민의 관심을) 국내 문제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기를 원한다. 이것은 상투적인 수법이다. 히틀러 역시 이 방법을 사용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독일 법무장관의 발언이 외교 마찰로 비화하고 있다. 문제는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18일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 발언이 19일자 독일 일간지 슈바벤일보에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도이블러-그멜린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발끈한 미국은 조야가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독일이 이라크전을 고비마다 반대해온 터라 미국의 분노는 더 컸다. 놀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20일 부시 대통령에 편지를 보내 공식 사과했지만 파장은 번져만 가고 있다.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 등 독일 야당들도 법무장관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문제는 22일 독일 총선의 이슈로까지 부상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오랜 우방인 독일 법무장관의 발언은 분노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그의 발언은 절반만 사실이라 하더라도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 의회쪽의 분노는 더 컸다. 제시 헬름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20일 성명을 통해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독일과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했다.

수습에 나선 독일 정부는 20일 "도이블러-그멜린 장관의 기자회견이 보도과정에서 왜곡됐으며 중상모략적인 오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사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해당 기자는 "문구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며 왜곡 보도 주장을 일축했다. 슈뢰더 총리는 부시에게 사과 서한을 보냈다.

한편 일간 빌트는 도이블러-그멜린 장관이 망신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2일 저녁 총선이 끝난 직후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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