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0대 후반 주부입니다. 친정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어머니가 화장실 가는 것을 매우 꺼린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 너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린다고 핀잔을 듣던 어머니에게 무슨 다른 병이 있는지 걱정되는데….
A 환자의 상태를 직접 접해보지 않아 속단할 수 없지만 자궁질탈출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성 골반의 근막과 근육이 약해지면 각각의 장기들이 정상 위치에서 처져 기능이 떨어집니다. 심하면 자궁과 방광 등이 질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를 '자궁질탈출증'이라고 하지요.
이 같은 증상이 생기면 가랑이 부위에 불쾌감이 생기고 방광과 요도, 직장이 밖으로 빠져 나와 대소변 보기가 어렵게 됩니다. 자주 화장실을 찾으며 요실금(소변찔끔증), 변실금(변이 새는 증상) 등이 생깁니다. 물론 부부관계를 하기 어렵고 골반통증이 나타납니다.
이 병은 과거 집에서 힘들게 출산을 했거나 비만, 만성호흡기질환으로 지속적으로 배에 압력이 가해지는 여성에게도 자주 발생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 어머니가 환자인 경우에는 딸도 자궁질탈출증에 걸릴 위험성이 5배 정도로 높다고 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분만을 피하고 비만일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는 한편, 배에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과 변비를 미리 치료하고 좌변기를 사용하고 오랫동안 쭈그려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도움말 배상욱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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