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는 서포터스들의 작은 목소리가 겨레의 염원인 남북통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힘이 납니다."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팀과 응원단을 지원할 '북측 대표팀 부산시민 서포터스' 박인호(朴仁鎬·59·부산아시아드지원협의회 총괄본부장·사진) 회장은 "국민 모두가 통일과 화해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음을 열고 포용력을 가질 때 서포터스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7월20일 결성된 북한 서포터스 회원은 현재 2,000명. 대회 개막전까지 3,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박 회장의 예상이다.
"서포터스 가운데 이산가족이 300명으로 70대 노인부터 이산 3세대인 10대까지 다양합니다." 박 회장은 "일부는 북한방문단에서 탈락한 이산가족들로 마치 자신의 가족을 만나는 것처럼 열렬한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북측 선수단·응원단 환영행사는 물론 공동응원, 환송 등 가슴에 와 닿는 따뜻한 동포애를 발휘해 북측 관계자들의 마음에 아로 새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북한 서포터스의 활동은 응원단과 선수단을 상대로 각각 부산 다대포항과 김해공항에서 환영행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박 회장은 "회원들은 하루 3, 4시간씩 함께 모여 한반도기를 흔들며 '부산 갈매기'를 개사한 '통일 갈매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리랑' 등을 부르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있다"며 "통일의 염원을 안고 남과 북이 응원가를 함께 부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355명의 북한 응원단 중에는 취주악대 단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그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서포터스 회원들이 이들과 함께 거리응원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위한 만찬은 물론 북한으로 돌아갈 때 정성어린 선물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아직 남북접촉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아 사소한 사안을 놓고도 자주 부딪치는 만큼 남북당국이 좀 더 유연한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시민들이 남북문제에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정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제반 문제처리를 일임해도 될 것"이라며 "남북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경우 어렵게 얻은 기회가 오히려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박 회장은 "북한선수단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2년 전부터 국제시민단체에 대한 편지쓰기운동 등을 벌이며 북한참가를 성원해온 아시안게임지원협의회 등 시민단체의 힘이 컸다"며 "북측 서포터스가 마지막 성과를 따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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