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9시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 인근 비무장지대(DMZ) 제2통문 앞. 육중한 철문이 열리면서 위장한 얼굴에 긴장감이 감도는 경계병들에 이어 공병대원들이 DMZ안으로 진입하고, 굉음을 울리면서 마인브레이커, 리노, MK4 등 지뢰제거장비들이 뒤를 따랐다. 반세기 동안 끊겼던 민족의 허리를 잇기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이날 지뢰제거작업은 경의선과 동해선의 우리측 DMZ와 북측 지역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이날 제2통문 DMZ 내 작업에는 K2소총과 30발의 실탄으로 무장한 경계병 100여명과 작업요원 400여명, 60여대의 지뢰제거장비가 투입됐다. 작업 책임자인 1공병여단 참모장 김혜환(金惠煥·육사 36기) 중령은 "남방한계선 철책까지 지뢰를 제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목표기간 내에 완료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촉박한 시일을 감안, 추석당일을 제외한 휴일에도 작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육군은 DMZ내 지뢰제거작업을 경의선의 철도와 도로 지역은 각각 내달 말과 11월말, 동해선 임시도로 지역은 내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
공사 구간은 남방한계선 철책 이남 지역 공사가 이미 완료된 경의선 철도와 도로 각1.8㎞, 철책 밖 공사가 필요한 동해선은 임시 도로 3㎞, 동해 북부선 철로 3.9㎞ 등이다.
지뢰제거를 위해 경의선은 2개대대 병력과 독일제 지뢰제거장비 리노와 마인브레이커, 영국제 MK4 등 총 284대가, 동해선은 1개 대대 병력과 장비 166대가 투입된다.
군은 경의선과 동해선의 작업지역에 각각 1,500여발과 400여발이 매설돼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뢰 제거는 지역특성에 따라 3가지로 진행된다. 15㎝ 이상 수목지역은 간이 파괴통 장전·폭파, 분진 제거, 탐지와 공압기에 의한 발굴, 지뢰 수거·폭발, 굴삭기에 의한 수목·표토 제거, 최종 정밀탐지 등 6단계로 진행된다. 15㎝ 이하 수목지역에는 곧바로 리노와 마인 브레커를 투입한다. 또 습지, 경사면, 소하천 지역은 대형 양수기로 먼저 물을 빼낸 뒤 유압 크레인으로 탐지 작업을 벌이는 과정을 거친다.
/파주=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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