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TV 드라마는 조촐하지만 영양가 만점의 식단을 마련한다. 피곤하고 갑갑한 삶이지만 끝내 희망을 찾는 사람들.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이번 추석연휴에 방송하는 특집 드라마 4편은 모두 그들의 훈훈한 가족애와 휴머니즘을 내세웠다.KBS 2TV는 21일 오전10시 '첨성대의 달'(극본 구지숙, 연출 정성효)을 방송한다. KBS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하려는 순댓국집 주인 순영(이혜숙)과 이를 반대하는 남편(김하균)과 시어머니(김지영)의 갈등을 아기자기하게 그렸다. 가난 탓에 중학교 수학여행을 못 갔고 TV 출연을 통해 어린시절 가출한 어머니를 찾으려는 순영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드라마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SBS '도전 1,000곡'에서 왕중왕을 차지한 노현희가 화장품가게 주인으로 나와 순영과 함께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하는 설정도 재미있다.
21일 오전9시 방송하는 MBC '부엌데기'(극본 지상학 김진수, 연출 강병문)는 두 자매의 눈물겨운 가족애와 부엌데기에서 전통 한식점 사장으로 변신하는 가슴 찡한 성공기를 섞었다. 주인공은 1950년대 말 종가(宗家) 부엌데기로 들어간 순영(이민영) 순실(김영미) 자매. 마음 착한 순영이 자꾸 탈선하려는 동생 순실을 다독거리며 종가 음식을 배워 결국 성공한다는 줄거리. 순영을 괴롭히는 종가 안주인으로 최 란, 순영에게 전통 요리법을 전수하는 황산댁으로 송옥숙이 출연한다.
SBS는 '가족 만들기'(20일 오전10시)와 '황금연못'(21일 오전10시) 2편을 준비했다. '가족 만들기'(극본 최지연, 연출 홍창욱)는 고아 출신인 주인공 만수(김진수)가 맞선 본 여성(최윤영)과 결혼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가짜 가족을 구성한다는 이야기. 단역배우(박인환 서승현)가 부모 역을 맡고 만두가게 종업원(이영준)이 의사 남동생 역을 연기하는 등 어설프게 급조된 가짜 가족이 결국에는 진짜 가족보다도 더 진한 가족애를 체험하며 만수의 결혼을 진심으로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황금연못'(극본 이 란, 연출 신윤섭)은 가난과 치매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도로변에서 숯불구이 통닭을 파는 해순(허영란)과 뻥튀기 트럭 노점을 하는 달근(이종수)이 티격태격하다 서로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 여기에 탤런트 백일섭과 김영애가 각각 해순의 치매 걸린 아버지와 철없는 어머니로 나와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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