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6일 치러지는 2003년 대입 수능시험이 성큼 다가왔다.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정규교과진도를 모두 끝내고 총정리 단계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올해 수능은 언어·수리영역 만큼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될 전망.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쉽게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마무리 학습에 전념하는게 최상의 전략이라고 충고한다.
■ 영역별 마무리 이렇게
올 입시에서는 상당수 대학들이 5개 모든 영역의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2∼3개의 일부 영역 점수만 반영하거나, 전체 영역을 반영하되 일부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준비하면서 지망대학이 어떤 영역의 점수에 비중을 두는지 파악해 학습하는 자세도 지혜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은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적합한 단계의 학습 계획표를 주·일 단위로 치밀하게 세워 실천해나가는 게 이맘때를 효율적으로 보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언어영역 최근 몇 년 사이 교과서에 실린 잘 알려진 글들이 지문으로 많이 등장하고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거듭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마무리 학습이다.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사유를 묻는 문제, 사실적 사고보다는 추리·상상적 사고나 비판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한다. 긴 지문을 읽고 빠른 시간에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수리영역 아예 '도전'을 포기하는 학생이 가장 많은 과목. 하지만 교과서에 나와있는 단원별 중요 개념과 원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의외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난이도가 너무 높은 문제에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교과서 문제를 여러 번 풀어 기본적인 성질에 대한 의미를 파악해야한다. 그래프의 교점을 이용해 실근의 개수를 구하거나 합성 함수의 그래프를 이해하는 문제 등 해마다 반복 출제되는 문제들은 충분히 익혀 두도록 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교과서의 탐독이 포인트다. 각종 그래프와 표에 유의해 교과서를 훑는게 좋다. 사회탐구는 예년의 수능유형을 감안할 때 시사적인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큰 영역. 교과서 내용과 연관지을 수 있는 시사문제를 두루 살펴야 한다. 언론매체 등에서 지리 역사 정치 경제 사회 가치 등에 대한 기사를 수시로 읽어 의미를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과학탐구는 과학적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긴 문제나 자료가 복잡하게 주어질수록 문제 파악만 제대로 하면 답을 쉽게 고를 수 있다.
외국어 영역 반복학습의 효과가 가장 큰 과목이다. 남은 기간 동안 매일 꾸준히 문제를 풀면서 '감각'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듣기와 말하기는 정답의 단서가 되는 지시문과 선택지를 보면서 어떤 대화가 오갈 지를 짐작하는 훈련도 중요하다. 듣지 못했던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면서 지문에서 묘사하고있는 사람, 사건, 사물, 숫자 등을 기억하거나 종이에 적으면서 듣는 연습을 하는게 좋다.
제2외국어 영역 수능 총점에서는 반영비율(40점 만점)이 낮아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수시모집에서는 최저학력 기준으로 활용되고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일정한 점수를 반영할 것으로 보여 계획된 학습이 요구된다.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생활 외국어과 관련된 문항이 많이 출제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실수 없도록 실전훈련 해두자
앞으로는 모르는 것을 더 알아가는 것 보다, 이미 학습했던 내용 중 미흡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고, 시간 배분이나 틀린 답 지우기 등 실수를 예방하는 실전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대입 전문가들도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비슷한 수험생들이 막상 수능시험을 치르면 성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효과적인 실전훈련 유무가 주요 원인"이라며 실전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능에서는 시간배분도 실력
수능은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는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내용 이해와 함께 시간 배분 훈련도 고득점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의 경우 지문이 길어지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지문을 이해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지문 읽기, 오답 지우기, 모르는 문제 건너뛰기, 정답을 OMR용지에 옮기는 훈련도 충분히 해둘 필요가 있다.
▶틀린 문제를 모아두자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집, 모의고사, 학습지, 학교 중간·기말고사 등에서 틀렸던 문제나 애매했던 문제를 따로 모아 정리하자. 어려운 문제, 새로운 문제를 찾아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그 동안 다루었던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복이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이며, 한 번 틀린 문제는 또 틀리는 경우가 많다.
▶요약 정리는 직접해야
요약집을 구입해 공부하는 것 보다는 자기가 직접 요약해야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수학공식을 정리한 요약집을 구입해 외우는 것보다, 자기가 직접 수학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하는 것이 더 빨리 머리 속에 정리된다. 또한 원리 공식 그 자체가 시험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과 원리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 되기 때문에 공식을 달달 외우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않는다.
▶교과서와 시사문제 연결훈련을
점차 출제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시사문제는 시사의 내용을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고, 교과 내용과 연관시켜 이해하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관련해서 교과서 왜곡을 반박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물어보는 식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과정에서 백과사전이나 신문을 뒤져서 관련 지식을 찾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고 이런 과정을 소홀히 하면, 실전에서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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