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원은 18일 국내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 사상최고 순익(510개사 17조원)을 낸 것은 원화 약세와 저금리 덕분이며 외환위기 이전의 환율· 금리를 적용할 경우 오히려 18조원의 적자를 냈다고 주장했다.삼성경제연구소의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의 허실'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과 비교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며 "1996년 환율(달러당 783원)과 금리를 적용하면 올 상반기 기업실적은 18조원 적자"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더욱이 상반기에 기업 실적에 매출 신장이 수반되지 않아 기업 성장 추진력의 약화가 우려된다"며 "일부 대기업의 실적이 전체 기업의 평균 실적을 좋게 만들어 기업경영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 상장 제조기업의 부채비율이 사상 최저인 117.5%를 기록하고 차입금 의존도도 미국 일본보다 낮은 30.3%로 집계됐지만 전체 차입금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98년 49.7%에서 올 상반기 54.8%로 증가,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일부 대표기업의 고수익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기업체질을 바꾸는 지속적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수종사업 발굴에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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