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했답니까. 참석자 12명 가운데 한두명이 한 얘기를 전체가 동의한 양 확대 발표할 수 있습니까. 이러면 더 이상 그 모임에 못 갑니다."박 승(朴 昇)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17일 열렸던 정례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은행장은 18일 "그날 점심 무렵 라디오 뉴스에서 '은행장들이 금리인상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12명 중 3명정도가 금리 관련 발언을 했는데, 그 중 1∼2명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얘기한 걸로 기억한다"며 "몇몇 은행장 얘기를 전체 의견인 양 알리는 것은 일종의 여론조작"이라고 말했다.
은행장 회의내용이 보도되면서 17일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콜금리가 한은 목표치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4.5%로 치솟기도 했다.
한은 발표자료 중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부실문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단계에 왔다는데 은행장들이 의견을 같이했다'는 부분도 사실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7월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한은은 '은행장들이 환율 하락이 대세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는데, 은행장들은 "사실과 다르다. 기업들이 이 말을 믿고 외환거래를 했다가 손해를 보면 누가 책임질거냐"는 불만을 쏟아냈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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