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퇴출 경계령"

올들어 증시 침체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코스닥 퇴출 기준도 엄격히 적용되면서 부도·불성실공시·자본잠식·액면가 미만 등으로 등록이 취소되거나 취소 위기에 빠진 코스닥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퇴출 대란

1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등록 취소가 확정된 종목은 거래소로 이전한 기업(4개사)을 제외하고도 9개사에 달하며 현재 퇴출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도 2개사로 지난해 전체 퇴출 기업수(9개사)를 넘어섰다. 최종부도 즉시 퇴출된다는 기준에 따라 삼한콘트롤스와 디지텔 아이씨켐이 퇴출됐고, 옵셔널벤처스와 휴먼이노텍 한빛전자통신 등 3개사는 감사의견 한정 이상 사유로 퇴장명령이 내려졌다. 또 카리스소프트가 불성실공시 법인 3회 지정으로 등록 취소되는 등 대부분 올들어 새로 적용된 기준에 따라 퇴출이 결정됐다.

▶퇴출 우려 기업도 속출

퇴출 가능성이 큰 기업도 적지 않다. 17일 최종 부도처리된 유니씨앤티는 이날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등록취소 절차를 밟고 있고, 신보캐피탈은 주가가 장기간 액면가의 20% 미만에 머물러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종가기준 주가가 액면가(5,000원)의 20%인 1,000원 미만 상태에서 30일 연속 지속돼 올7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데 이어 앞으로 3일간 더 계속되면 코스닥에서 사라진다. 현재 액면가가 500원인 종목 중 주가가 200원대 수준인 엠바이엔, 세림아이텍, 부산창업투자 등 3개사와 300원대인 도원텔레콤 에쓰에쓰아이 등 5개 종목도 퇴장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 지난해 부도가 났으나 올해 새로 만들어진 기준에 소급적용 받지 않는 테크원도 올 10월11일까지 당좌거래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레드카드'를 받게 되며, M플러스텍, 엠바이엔, 쌍용건설 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자본 잠식 50% 이상을 기록할 경우 등록취소 기준에 적용될 위험에 처해 있다.

▶투기 거래 조심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부실기업을 상대로 한 인수·합병(M& A) 소문만 믿고 무턱대고 집어 삼키려는 사례가 많다. 일부 종목의 경우 정리매매기간에도 상한가 행진을 하는 등 투기 세력의 '폭탄돌리기' 표적이 돼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정보력이 약한 개인들은 이 같은 매매패턴을 따라 잡기 힘들뿐만 아니라 코스닥에서 퇴출되면 주식이 거의 휴지조작으로 변하는 만큼 이들 종목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 퇴출주 피하려면

투자자들이 휴지조각이 될 운명에 처한 등록취소 종목을 피하려면 '퇴출 징후'가 보이는 기업을 골라내는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대주주나 회사 이름이 자주 바뀌는 기업을 조심하라고 권한다. 퇴출이 확정된 9개사 중 6개사가 퇴출 결정 직전 1년동안 한번 이상 대주주가 바뀌고 회사이름도 변경했다. 대주주가 주가조작이나 사기·횡령·회계조작 등 비리에 연루됐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경영 부실로 올 상반기 결산 보고서에서 검토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 7개사도 주의해야 한다. 이 중 카리스소프트와 유니씨앤티가 불성실공시와 부도로 퇴출 결정이 내려졌고 니트젠테크놀로지스, 도원텔레콤, 심스밸리, 테라, 하이퍼정보통신 등 나머지 5개사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주가가 부진한 상태. 회계 감사에서 한정의견을 받은 다이넥스 코리아텐더 서울전자통신 등 10개사도 투자할 때 회사 내용을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