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냉전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철책이 1953년 휴전 이후 50년 만에 열렸다.남북은 18일 경의선·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을 착공, 45년 분단 후 57년간 끊긴 혈맥을 잇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남북은 이날 오전 11시 경의선 지역인 도라산역 남방한계선 제2통문과 북측 개성역, 동해선이 이어지는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와 북측 금강산 온정리역에서 각각 동시에 철도·도로 연결공사 착공식을 열었다. ★관련기사 3·4·31면
이로써 남북은 한국전쟁 후 가장 가시적인 평화정착 및 군사적 신뢰구축의 계기를 마련했고, 2000년 6·15 정상회담으로 다진 신뢰를 2년여 만에 실천 단계로 끌어올리게 됐다. 착공식은 17일 북일 정상회담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된 한반도 정세 개선에도 상당한 탄력을 줄 전망이다.
남북은 19일부터 본격적으로 DMZ 내 공사를 시작, 경의선 철도는 올해 말, 도로는 내년 봄까지, 동해선은 1차적으로 저진―온정리(27㎞) 철도와 통일전망대―고성(14.2㎞) 도로를 1년 뒤인 내년 9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김석수(金碩洙) 총리 서리는 주한외교 사절 등 1,000여명이 참석한 남측 경의선 착공식에서 "이번에야 말로 끊겼던 민족의 동맥을 하나로 잇는 화해와 협력의 가교를 놓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시 하나되어 세계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착공식은 남방한계선 철책선이 개방되고 실물 모형의 '통일열차'가 이동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북측 김용삼(金龍三) 철도상은 금강산 온정리역에서 홍성남(洪成南) 내각총리, 박남기(朴南基) 국가계획위원장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해선 착공식에서 "분단의 아픔을 걷어 내고, 겨레를 하나로 묶고, 민족 공동의 번영을 가져 올 이 사업의 완성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했다.
같은 시각에 열린 남측 동해선 착공식은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과 임인택(林寅澤) 건교부 장관이, 북측 경의선 행사는 장일선 국토환경보호상과 박창련 남북 경협추진위 북측 단장이 각각 주재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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