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7일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특수기관의 영웅주의자들이 저지른 것으로 관련자는 처벌했다"고 말했다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전했다. 일본인 납치는 일부 강경 분자가 당 지도부의 명령을 어기고 저지른 돌발적 사건으로, 김 위원장은 개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북한 최고 통치권자인 김 위원장이 이처럼 '오리발'을 내민 것을 두고 일본 기자들은 '국가 범죄를 부인한 것'이라면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추가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빠져 나가기'사과 수법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5월 방북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에게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일어난 육영수(陸英修) 여사 피격 사건에 대해 완곡하게 사과하면서도 "암살 음모는 하급자들의 소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과 방법은 아버지인 김일성(金日成) 주석도 사용한 바 있다. 김 주석은 1972년 5월4일 방북한 이후락(李厚洛)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68월 1월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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