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는 자동차 소음, 공사지연으로 문을 못 열고 있는 학교들, 아직도 공사중인 대형상가와 아파트단지들,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주변도로…. 경기 서북부지역의 대표적인 신규 주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부천 상동신도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한국토지공사가 97년 착공한 부천 원미구 상동신도시(94만평, 1만8,000여 가구)는 현재 4,900여가구가 입주한 상태이고, 내년 9월까지 1만3,500여가구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곳은 입주초기부터 소음과 분진, 교통문제 등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어 집단민원이 빈발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신도시 부근의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소음과 매연.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천구간(송내I.C-서운I.C·5.6㎞)은 교통체증이 극심한 5층 높이의 고가 길인데 상동신도시 22개 아파트 단지 중 무려 11개 단지가 이 곳에서 불과 50m여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부천시가 최근 아파트 주변 8개 지점에서 소음정도를 측정한 결과 10층 이상의 경우 모두 기준치(주간 68 dB, 야간 58dB)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 박모(45·회사원)씨는 "소음이 심해 여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밤잠도 설치기 일쑤"라며 "택지개발을 하면서 교통영향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고 분노했다.
한창 공사 중에도 문을 연 학교와 공사지연으로 개교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들도 주민들의 골칫거리이다. 한 아파트단지 내의 S초등학교의 경우 교실신축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또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상일고와 송내고 등은 부지매입 등의 어려움으로 1년이나 개교가 지연된 상태이다.
또한 아파트단지 주변에서는 아파트와 대형상가, 오피스텔 건설 등 대형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쾌적한 삶을 꿈꾸며 신도시를 찾은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끼치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같은 불편은 한국토지공사가 신도시조성에 필요한 기본조건은 외면한 채 집짓기에만 급급해 초래한 사태"라고 주장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외국순환도로 부천구간에 방음벽 시설을 했으나 효과가 적어 조만간 소음 흡수시설인 간섭장치를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다. 특히 이 구간에는 차량속도를 시속 70㎞이하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