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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출마선언에 계열사 선긋기/현대家 "불똥튈라" 입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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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출마선언에 계열사 선긋기/현대家 "불똥튈라" 입조심

입력
200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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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17일 옛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하나같이 '노 코멘트'로일관했다. 각사들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정 의원과 거리를 두면서 '방화벽' 쌓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1992년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로 빚어졌던 평지풍파의 악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리는 출마에 대해 말이 없다"며 "특별한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간에 얘기되던 현대차 그룹의 '정경분리 선언' 발표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아산 등 1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현대그룹도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지한다고 할 수도 없을 뿐 더러, 정경분리 선언을 한다 해도 구구한 억측이 나올 것"이라며 입을 닫았다. 현대중공업은 "정 의원 출마가 충분히 예정된 것인 만큼 새삼 동요될 것도 없다"고 밝혔지

만, 직원들은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정 의원이 주식지분을 신탁키로 했지만 경영권이 안정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데다 정치권의 역풍도 불 수 있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 의원 검증과정에서 회사 이미지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가(家)의 기업들은 과거 같은 선거 지원설을 일축하면서도 바깥의 시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정 의원을 돕고 싶어도 유동성 문제 등으로 도울 수 없는 처지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현대차 그룹은 사정이 다르다. 집안의 맏형인 정몽구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정 의원을 도와줄 수 있는 정황이 오히려 현대차 그룹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대차 그룹은 정 회장의 대외활동을 중지하는 등 행보에 신중을 기하며 구설수 피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몽근(鄭夢根) 회장의 현대백화점도 정 의원의 대선 출마를 개인적인 선택으로 치부하며 '관련 없음'을 천명하고 있다.

몽(夢)자 항렬 형제들이 정 의원을 도와주는 방법은 자금과 인력 지원. 그러나 형제들이 개인 돈으로 성의를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 차원에서 돈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인력지원은 당장 눈에 띄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형제들은 오히려 불똥이 현대건설 공적자금 투입,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 등의 '현대 특혜시비'로 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가(家) 형제들의 몸조심과 달리 숙부인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아들 정몽규(鄭夢奎)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날 정의원의 출마 선언 자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측은 "정 명예회장은 집안 어른으로서 개인적으로 참석했고, 정 회장은 아버지를 모시고 간 것일 뿐"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정 의원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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