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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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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

입력
200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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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회담은 한반도를 축으로 한 동북 아시아 정세 안정에 큰 획을 긋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일본 정상의 첫 북한 방문이라는 역사성에 걸맞지 않은 당일치기 방문일정, 평양공항의 썰렁한 영접 분위기, 북한 언론매체의 무관심 등으로 보아 크게 기대할 것 없으리라는 관측과 달리 공동선언 내용은 알차다. 무엇보다 북한측이 핵 문제의 국제합의 준수와 미사일 발사실험 동결 의지를 천명한 것은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 핵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근거의 하나인 만큼, 미국의 압력과 국제사회의 지탄을 의식한 막다른 골목의 선택이라 하겠다.고이즈미 총리는 회담 직후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국교 정상화 교섭을 재개키로 합의한 사실과 함께, 김 위원장이 미국과 대화의 문호를 열겠으며,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협력관계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남북 적십자회담 등의 결실과 비무장지대 해빙 무드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변화라는 느낌을 준다.

북한이 정말 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인상을 주는 대목은 이른바 일본인 납치의혹에 대한 김 위원장의 태도였다. 이날 회담에서 그는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실을 처음 시인했으며, 10명 가운데 6명은 죽고 4명이 생존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그 사건을 솔직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나올 때마다 회담장을 박차고 일어나던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너무 다르다.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문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은 20세기의 낡은 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곧 재개될 두 나라 국교정상화 교섭이 성사되어 동북아 평화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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