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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갈길 간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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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갈길 간다" 정면승부

입력
200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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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6일 당내 갈등의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돌파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후보 지위를 흔들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원천봉쇄 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선대위를 중심으로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부 중도세력 등의 이탈이 현실화하더라도 감수하고 간다는 초강경 기조가 깔려 있다.노 후보는 우선 "후보 재경선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당 대 당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도 내 결단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후보 지위 문제는 최종적으로 매듭지어졌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나아가 탈당 세력이 나중에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과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해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노 후보의 강경 발언은 또 한화갑(韓和甲) 대표나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한광옥(韓光玉)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계열 등 나머지 중도세력에 대해 선택을 분명히 해 줄 것을 촉구한 측면이 있다.

노 후보가 이어 "당 2원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당의 선거관련 예산 집행 등 재정운영권에 대해서도 선대위의 결정이 우선한다"고 말한 것은 당헌에 규정된 후보로서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친노측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을 선대위원장에 내정하면서 비노·반노 세력을 선대위 요직에 참여시키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후보가 18일 기자회견에서 밝힐 내용들을 이날 공개한 것은 신당추진위 해산으로 당내 각 정파들이 움직여갈 방향이 명확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정치적 여론 형성의 최대 승부처인 추석을 앞두고 일부 이탈을 우려, 좌고우면하는 모습보다는 '흔들리지 않고 간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

―18일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를 띄우는가.

"추석 이전에 선대위를 출범시킬 것이다. 하루 이틀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원칙대로 간다."

―탈당 세력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고 명분도 없는 일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생각이 없다."

―선대위 인선의 방향은.

"앞으로도 적대행위를 할 사람을 선대위 핵심 조직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나중에 당 대 당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가 가능한가.

"그것을 왜 하는가. 통합이니, 단일화 운운하면서 자기 당 후보를 깎아 내리는 것은 패배주의다. 내 결단 없이는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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