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회사 주식은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이 잘 쳐다보지 않는 '소외주(株)'로 설움을 받아왔다.업종 자체가 '먼지'가 많이 나는 기피 산업인 탓도 있지만 경기가 뜰 때는 건설주에 밀리고 불황 때는 철근주에 치여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소위 '왕따주'였다.
하지만 요즘 시멘트주가 한국 증시 한가운데로 진입하고 있다. 얼마전 수해복구 수혜주로 부각되더니, 신도시 추가 건설 및 개성공단 착공 등 경협 소식과 맞물리면서 침체장 속에서 오히려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증시에서 아세아시멘트는 최근 12일 동안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로 단 하루를 제외하고 11일 연속 올라 8월초 2만1,000원이던 주가는 3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일시멘트와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도 강세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시멘트주가 터무니 없는 단기 테마는 아니다. 건설수요 증가로 실제 시멘트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포장시멘트와 레미콘 등 제품가격도 올라 수익성이 좋아졌다. 대신증권 김태준 연구원은 "시멘트 출하에 선행하는 건축허가 면적과 건설수주액 증가를 감안하면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는 6.7% 증가하고 내년에도 4.1%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으로 건설 경기 위축이 예상되지만,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등 3사는 올해 평균 5.2%의 제품가격 인상으로 하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이날 한일시멘트의 올 경상이익이 954억원으로 전년보다 96.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고, 서울증권은 아세아시멘트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시멘트 수요 증가로 올해 매출액이 9%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이동섭 연구원도 "수해복구 등에 따른 모멘텀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대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기업가치가 저평가돼있어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시멘트 가격 인상과 수해복구 기대감이 단기 재료로 작용하면서 시멘트 주가가 뛰고 있지만 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방산업인 건설경기가 내년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 시멘트주의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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