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추진위가 16일 해산을 결의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18일 선대위 출범 강행을 선언하는 데 대해 비노(非盧)·반노(反盧) 성향의 중도 세력은 추석 이후 집단 탈당을 공언, 추석 이후 민주당의 분당 위기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비노·반노 세력은 추석 이후 집단 탈당,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과의 연대를 통해 통합신당을 만든다는 구상이고 노 후보 측은 반대 세력 이탈 후 민주당을 후보 중심으로 재창당한다는 계획이어서 추석 이후 정국은 향후 대선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는 이날 신당추진위 전체회의의 해산 결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예정대로 18일께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전제, "이제 후보 재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해 졌으며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도 내 결단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당내사태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 3면
이와 관련 노 후보는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을 선대위원장에 내정했다"면서 "선대위원장이 3인이 될지, 5인이 될지는 아직 결론을 못 내렸으며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어 선대위 인선 원칙에 대해 "화합형 의견을 존중하겠으나 선거운동을 방해할 분들을 선대위 요직에 임명할 수는 없다"면서 "선대위 결정은 당의 모든 논의에서 우선하며 앞으로 원칙적으로 당을 운영할 것이고 그렇게 운영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은 추진위의 해산을 당에 건의키로 한 뒤 성명을 통해 "지금이라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면 통합신당으로 정권창출이 성공할 것"이라며 노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탈당파 중도 세력을 주도하고 있는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추석 뒤 통합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우선 20명 정도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며 반노 진영까지 합치면 그 수는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행동계획을 공개했다.
최명헌(崔明憲) 장태완(張泰玩) 의원 등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 계열 중도 세력은 이날 별도 접촉을 갖고 "현재 통합신당 촉구를 위해 의원 43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자를 70∼80명 선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직 탈당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나 추석 이후 정국 추이에 따라서는 일부가 탈당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고 이근진(李根鎭) 의원 등 강경 반노 세력은 국정감사 이후 탈당을 공언하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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