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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먼데서 전쟁나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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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먼데서 전쟁나면 사라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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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이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루즈벨트 대통령이나 케인즈의 경제 정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상 경제가 정상화된 것은 2차세계대전 발발 이후라는 견해가 많다.2차 대전으로 잿더미가 된 일본을 결정적으로 살려준 것 역시 한국전쟁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2차 대전 후 일본 경제사에서 첫 번째 경기순환의 이름이 바로 '조선전쟁 붐'이었다.

최근 일본 증시가 1983년의 주가로 복귀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은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일본 증시는 얄타회담에서 비롯된 냉전과 함께 시작하여 냉전의 종식을 알리는 말타회담 한 달 후에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후 40년에 이르는 대세 상승 사이클을 마감했다. 그 이후 13년 넘게 일본 경제와 증시는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과거 냉전 구도 아래 미국과 소련의 긴장 사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나라가 사실상 일본이라는 것은 1953년 스탈린이 죽었다는 루머에 일본주가가 폭락했다는 에피소드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전쟁도 비극임에 틀림 없으며 또한 막을 수 있으면 막아야 한다는 것도 진리이다. 하지만 어차피 일어날 전쟁이라면 투자자로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증시속담에 "먼 데 전쟁에는 사라" 라는 말이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투자자가 가려야 할 첫째 포인트는 그 전쟁이 '가까운 전쟁이냐 먼데 전쟁이냐?' 하는 점이다.

월남전 같은 경우는 비교적 먼 곳의 전쟁이었으며 월남전과 그 뒤에 이어진 중동 건설경기 특수가 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미친 영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 후 걸프전이나 9·11 미국 테러사태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한 것 역시 이들 먼데 전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미국이 대 이라크 공격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번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것이 먼데가 되느냐 가까운 데가 되느냐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전쟁 자체의 가능성에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지수 700이 보여주고 있는 내성을 생각해볼 때 이번 주 역시 700선에서의 강력한 복원력이 예상 된다.

/김정래 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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