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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패트롤]2011년 가상으로 가본 상주 한방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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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패트롤]2011년 가상으로 가본 상주 한방단지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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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어느날. 경북 상주시 은척면 성주봉 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된 한방산업단지를 찾았다. 200여만평 규모로 만들어진 단지는 세계적 한방바이오테크 산업단지로 손색이 없었다. 50만여평의 넓은 땅에 들어선 약초마을은 입구부터 약 냄새가 진동했다.

산수유, 산약, 오미자, 인진쑥 등 전통약초에서부터 외래약초에 이르기까지 수백종의 약초 농장들이 군집해 있다. 이들 농장과 농가들은 모두 태양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바이오벤처단지는 약초마을에서 재배한 약초를 이용한 각양각색의 한약재와 한방신약을 제조하는 곳이다. 특히 불치병 혹은 난치병으로 분류된 질병에 대한 탁월한 효능이 입증되면서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바이오벤처단지 관계자는 "미국 FDA 등 국제의약기구의 승인을 받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생약만도 수십종에 달한다"며 "한방신약수출규모가 삼성전자 반도체 수출액과 맞먹는다"고 자랑했다.

한방산업단지 중앙에는 각종 한방체험시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 들어서면 우선 한의사에게 몸 전체에 대한 정밀검진을 받는다. 검진결과와 체질에 따라 체험시설을 이용하게 되는데 체험을 끝낸 환자들은 저마다 "몸 상태가 가뿐해졌다"며 신기해 하는 모습이다.

특히 침술시술실에 들른 환자들은 간단한 침술로 오랫동안 지속됐던 고통이 말끔하게 사라지자 담당 한의사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있었다.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는 일반 샐러리맨들은 기력향상에 좋은 다양한 약초 죽과 전통차를 마신 뒤 약초탕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고 있었다.

한편 아름드리 나무들이 늘어선 휴양림 안쪽에는 통나무로 꾸민 먹거리 식당들이 가지런히 들어서 있다. 그러나 이곳 식당은 손님들로부터 음식을 주문받는 것이 아니라 식당주인이 건강검진센터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음식을 지정해준다. 메뉴는 물론 한방식단으로만 짜여져 있다.

한방산업단지 주변으로 펼쳐진 삼림욕장과 약초생태공원도 장관이었다. 한방산업단지 오른편에 마련된 실버타운은 입주 경쟁률이 수천 대 일에 이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의 체험을 끝내고 한방단지를 나서는 관광객들은 한결같이 활기차고 밝은 모습이다.

대구 경북지역이 재도약을 위해 승부수로 내놓은 미래한방도시의 가상 풍경이다.

/대구=유명상기자 msyu@hk.co.kr

■520억 들여 200만평에 첨단한방단지

경북도는 최근 상주시 은척면 성주봉 자연휴양림 내 50만여평의 시유지를 '경북 한방자원산업화단지'로 지정했다. 올 하반기부터 2011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국비 190억원, 지방비 10억원, 민자 및 기타 자금 320억원 등 총 5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만평에 이르는 세계적 규모의 한방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단지 기반시설을 정비한 뒤 2008년까지 35만평 규모의 전통약초마을을 조성할 방침이다. 약초마을에는 약초재배단지와 농장, 체험시설단지, 약초생태공원 등이 들어선다.

도는 또 한약재의 효능과 약리작용을 연구하는 한방자원개발센터와 한방바이오 벤처단지도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 약초목욕탕과 한약 토굴찜질방, 허브마사지실, 건강뜸·침술시술실, 한약 식이요법실 등의 건립도 추진한다.

도는 이어 2009∼2011년 자연순환 테마파크 조성, 헬스투어단지 및 환경친화적 실버타운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주 인근에 있는 봉화 고랭지약초시험장과 풍기 인삼시험장, 의성 약초시험장 등과 연계한 한방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한의학 중심 대학인 경산대와 공동으로 한방바이오테크산업을 적극 육성키로 했다. 이들은 대구에 한방식약청을 신설하고 국제규모의 한방의료원과 노인병 치료센터, 한의학 박물관을 설립하며 약령시를 활성화하는 것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들은 전통적으로 한약재 도매시장의 맥을 잇고 있는 대구와 우리나라 한약재의 주산지인 경북을 연계해 '세계적 한방산업의 메카'가 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가 한약재의 생산과 유통을 맡고, 경북도가 약초 재배, 효능검증, 연구사업 및 교육 등을 담당하는 식의 계획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사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주=전준호기자

■황병태 경산대총장/"한방산업 육성조건 충분해"

"세계보건기구(WHO)도 한방의학의 과학화를 통해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은 한방프로젝트의 메카가 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황병태(黃秉泰·사진) 경산대총장은 대구 지역의 한방 프로젝트를 선도하는 '씽크탱크'다. 그는 "대구의 미래는 한방의학에 달려있다"며 IMF이후 급락한 대구의 위상을 되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한방의학을 꼽았다. "세계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한방의학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그는 "한방제품이 약품으로 인정받고 미국 FDA의 승인까지 얻는다면 대구의 한방의학이 세계를 석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를 위해 대구에 한방의약의 제조와 유통, 한방식품의 성능과 안전을 관장하는 '한방식품의약청'을 설립하고, 한방제약회사 등 바이오 벤처단지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미 이 같은 프로젝트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전략까지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구·경북의 숙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면 정치권에서도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는 WHO 주최로 한국과 중국 일본 말레이지아 등 서태평양지역 30여개 국가가 참여하는 한방포럼을 내년 5월께 대구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11월말에는 '한방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주제로 하는 국제학술대회도 대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경산=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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