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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운전 피로… 주부 명절증후군/추석연휴 건강복병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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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운전 피로… 주부 명절증후군/추석연휴 건강복병 요주의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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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풍요로운 명절인 추석 연휴 동안 여러 가지 건강의 복병들로 고생하기 일쑤다. 수많은 사람들이 귀성전쟁을 치르는 장거리 운전이나, 지병 환자와 임산부 등이 여행을 할 경우, 가사 노동의 증가, 무절제한 과음·과식 등이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이다. 흔히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럴 때 일수록 건강관리에 더욱 유념해야 한다.

▶장거리 자동차 운전

추석 연휴의 첫 번째 피로 원인은 장거리 운전이다. 고속버스와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비교적 덜하겠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가용 귀향객은 운전 중 근육 피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막히는 도로에서 오랜 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뒷목이 어깨가 뻐근해지고 뒷골이 당기며, 두통과 함께 눈이 피로해진다.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차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은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두통, 피로, 호흡기 질환, 근육 긴장, 혈액순환 장애 등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송형곤 교수는 "따라서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1∼2시간마다 쉬어가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어야 하며 충분한 수분섭취와 가벼운 대화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거리 운전인 만큼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등받이는 90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운전 중 허리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운전 중에는 어린아이에게도 자주 신경을 써야 한다. 차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데다 고속도로 정체로 인해 중간에 시원한 물이나 청량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힘들게 마련이다. 이밖에 간식, 물수건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근육 피로 외에도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정차시에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면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석에서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되풀이하면 좋은 스트레칭이 된다. 양 어깨를 귀있는 데까지 끌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동작도 좋다.

▶지병 환자가 여행을 할 경우

지병이 있으면 여행 전에 의사와의 상담은 꼭 필요하다. 평소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심부전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증상이 있으면 미리 의사와 상의하고 휴대할 약을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중이염이 심한 환자는 이착륙시 기압의 변화로 고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일정한 혈당 유지다. 그러나 여행지에서는 혈당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상시 식사시간과 양, 식사내용을 경험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때로 식사시간을 놓쳐 저혈당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특히 당뇨병 환자는 탈수가 되기 쉽기 때문에 더위를 피하고, 갈증이 없더라도 미리 물이나 이온음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에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으므로 구두나 샌들을 피하고 푹신한 운동화를 신어 발을 보호한다.

▶임산부·어린이가 여행할 경우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임산부가 마음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임신 기간 중에는 가능한 한 장거리 여행은 피하는 게 좋지만 임신 12주∼9개월에는 가까운 곳의 여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유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유산경험이 있거나 쌍둥이 임신, 자궁기형 및 무력증, 양수과다증이 있는 임산부와 임신 초기 3개월과 마지막 달인경우에는 피하는 게 좋다.

장거리 여행시에는 아이들의 건강이 가장 신경이 쓰인다. 고향 방문시 아이들은 한껏 흥분해서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바람에 몸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의 활동을 조절해 중간중간 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 야외에서는 아이들에게 늘 신발을 신겨 벌레에 물리는 것을 피하고, 음료를 마실 때에도 반드시 마시기 전에 컵 안쪽에 벌레 등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주부 명절 증후군

명절이 다가오면 우울증 클리닉을 찾는 주부들이 부쩍 는다. 두통이나 복통은 물론 전신 무력감,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사노동 급증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며느리 증후군'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명절 때에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평등한 명절'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자들이 음식을 할 때 다른 가족들은 장을 본다든지 아이 돌보기, 뒷정리 등 일을 분담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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