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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8회 세계 치매의 날"/"혈관성 치매, 적극 치료땐 진행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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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8회 세계 치매의 날"/"혈관성 치매, 적극 치료땐 진행 막아"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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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제8회 세계 치매의 날. 흔히 '노망(老妄)들었다'는 말로 표현되는 치매의 환자가 8.3%인 29만 명 정도 이지만 노년 인구의 증가로 인해 2020년에는 10% 이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에는 사회생활의 지나친 스트레스와 성인병으로 인해 50대 초기에 치매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치매 중에는 치료가 가능한 것도 있으므로 초기 치매 증세를 보일 때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치매의 원인으로는 80여 가지가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치매·50%정도)와 혈관성치매(10∼15%)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15%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발병하므로 초기에 가족이 눈치채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뇌에 아밀로이드라고 하는 단백질이 축적되고 기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해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갑자기 발병한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흡연,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이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가 죽어 생기는 병이다.

▶기억력 감퇴로 시작되는 치매

치매는 기억력 감퇴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발병 초기 단계에는 건망증과 구분하기 매우 힘들다. 점차 언어능력, 방향감각 등 각종 인지능력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옷을 입거나 세수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가족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또한 정서가 변화돼 불안, 근심, 분노 등의 감정 변화가 표출되며 우울해져 자살충동까지 일으키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증상 발생 후 짧게는 2년 길게는 20년 이상 생존하며 평균 생존기간은 8년 정도다.

▶치료할 수 있는 치매도 적지 않아

현재 의술로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거나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다만 최근 발병 원인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발병 초기 인지기능 장애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태크린 등 약물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그러나 이들 약물이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로서 진행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알코올(혹은 약물) 중독, 우울증(가성 치매), 비타민 결핍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뇌경막하혈종, 정상압수두증, 양성 뇌종양에 의한 치매도 치료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30% 정도가 혈관성 치매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따라서 "치매가 걸렸다고 해서 완전히 포기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매의 종류를 판별해 치료 가능 여부를 알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의 진단은 정신과나 신경과 전문의사들의 병력조사와 정신상태 검사결과, 본인과 가족이 제공하는 생활정보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와함께 치매의 정도와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신경심리검사는 물론 혈액검사,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뇌 핵자기공명촬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이 이용되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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