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만성(삼출성)중이염에 걸렸다면 간접 흡연을 의심하라?담배 연기의 유해물질이 귓속 조직인 이관(耳管)에 부종(浮腫)을 일으킴으로써 각종 세균이 쉽게 이관을 통해 중이강으로 침투해 만성중이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성이 임신 중 흡연은 물론이고 출산 후 담배를 피우면 자녀가 간접흡연으로 인해 만성중이염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다. 또 출생 후 첫 3년간 담배를 피우는 부모와 함께 산 아이는 담배 연기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에 비해 만성중이염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살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감기와 함께 흔하게 발병하는 급성중이염과 달리 만성중이염은 심하면 청력장애와 언어장애, 학습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가령 고막이 석회화가 진행돼 두꺼워지거나 구멍이 생겨서 울림판의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고막에서 소리를 받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듣는 뼈가 녹아 없어지게 돼 청력이 떨어진다. 또 병이 진행돼 안쪽(내이)까지 염증을 일으키면 내이와 청신경이 손상돼 청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되고 이명(귀울림)이 생길 수도 있다.
청담서울이비인후과 정하원 원장은 그러나 "만성중이염은 감기 증상과 함께 고열, 두통을 동반하는 급성 중이염과는 달리 이렇다 할 증세나 통증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린이 귀에서 희거나 맑은 진물이 나오거나, 귀를 자꾸만 잡아당기거나 긁는다든지, 엄마가 물어보는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주의력이 떨어지고 학습장애가 있다면 만성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 집안에서는 절대 금연을 하고 아이를 태운 채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삼가야 한다. 신생아는 모유를 먹이는 게 좋다. 치료는 1차적으로 항생제 복용 등 약물로 치료한다. 그러나 만성중이염 증상이 4주일 이상 지속되면 고막절개술과 고막의 환기관유치술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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