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철을 맞아 결혼준비에 바쁜 신랑 신부가 눈에 띈다.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선 예비 신랑 신부가 확인해야 할 '건강 품목'이 있다.
▶건강진단은 혼자서, 미리
우리 사회에서 혼전 건강진단은 임신과 출산을 미리 대비하는 데에 매우 유용하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간혹 중매로 만난 상대에 대해 "진단서를 떼어오라"고 했다가 예기치 않게 질병이 진단되면 갈등이 생기거나 혼인의 위기를 맞는 경우가 있다. 또 대부분은 한창 건강한 젊은 남녀들이라 건강진단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예비부부를 위한 건강진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용자 수는 연 300쌍 정도로 많지 않다. 이 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는 최윤호 교수는 "결혼이 임박하기 전에 혼자 건강을 체크해 본다면 예비 배우자와 함께 진단받는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성의 경우 골반초음파를 통해 난소, 난관, 자궁의 기형이나 종양이 있는지 알 수 있고, 혈액검사로 풍진항체와 엽산검사를 한다. 임신 초기 풍진은 태아에 치명적이므로 항체가 없다면 백신을 맞고 3개월간 임신을 하지 않아야 한다. 엽산도 부족하면 기형아 우려가 있으므로 시금치 등 푸른잎 채소와 오렌지 주스로 보충해 주는 게 좋다.
남성의 경우 일반적인 건강진단 외에 성기능 검사로 불임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성병, 간염 등은 서로에게 옮기고 태아에게도 전염되므로 확인 후 백신주사와 치료가 필수다.
▶피임, 어떤 방법이 좋을까
임신을 느긋하게 생각하는 예비 부부도 병원을 찾으면 좋다. 자녀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정작 익숙치 않은 피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외국에선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를 방문, 건강진단을 받고 피임상담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라고 말했다.
성관계가 잦은 신혼부부에겐 먹는 피임약이 비교적 안전하고 경제적이다. 실패율이 낮고, 늘 준비된 피임법이기 때문이다. 생리 첫날부터 1알씩 21일간 복용한 후 7일간 중단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여드름이 있는 여성을 위해 피부개선 효과가 있는 피임약도 나와있는데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콘돔은 가장 흔히 사용되는 피임법이나 피임실패율이 15%로 높은 편. 콘돔은 남성의 성기가 발기되기 전 착용해야 하며, 끝에 돌출된 부위를 살짝 비틀어 공기를 빼고 써야 찢어지지 않는다.
여성용 콘돔인 페미돔이 보다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내에선 별로 보편적이지 않다. 루프는 5년이상 피임해야 하고 자궁손상도 있을 수 있어 신혼부부에겐 적당하지 않다. 자연주기법, 살정제 등도 실패율이 높다.
투명한 피부 만들고 싶다면
평소 피부가 좋다가도 결혼 전 스트레스와 피로로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가네샤 피부과 이윤주 원장은 "한 달만 집중적으로 관리해도 투명한 피부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먼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화이트닝, 트러블 케어부터 손을 댄다. 염증이 있는 여드름 피부이거나 기미·주근깨가 짙다면 피부과에서 레이저치료, 필링 등 전문시술을 받아야 한다. 옅은 기미·주근깨에는 비타민C, 코직산이 함유된 화이트닝 제품을 잠자기 전 꾸준히 발라준다. 주 2∼3회 스팀타월로 모공을 열고, 클렌징 크림과 폼의 이중세안, 오이 팩 등으로 노폐물을 없앤다. 단 여드름 피부엔 크림타입의 클렌징 제품은 피한다.
또 주 2, 3회 필링제나 각질제거 에센스·크림으로 각질을 벗겨내면 화장이 잘 받는다. 2주 전부턴 보습 에센스 등으로 수분 공급에 신경을 쓴다. 10일 전부터 잔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가와 입가에 전용화장품으로 마사지를 하고 잠자기 전 립크림을 발라 입술 트는 것을 막는다.
1주일 전부턴 웨딩드레스 차림에 대비해 목, 팔, 다리에 에센스와 재생크림, 또는 보디로션을 발라야 한다. 다리 제모도 신경을 쓴다. 3일쯤 남으면 다른 화장품을 써서 피부에 자극을 주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결혼식 전날엔 재생크림과 에센스를 섞어 가볍게 마사지하고 충분히 잔다.
음부 무모증으로 고민하는 여성은 자기 머리털을 이식하는 자가미세모발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식 후 3개월이 지나면서 털이 자라기 시작하므로 결혼 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
▶신혼에 찾아오는 질병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여성이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고, 심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으로 혼자 속앓이를 할 수 있다. '허니문 방광염'이다. 여성은 요도가 짧아 오염되기 쉬운데 성관계에 의해 세균이 침입할 수 있어 발병한다.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박선희 과장은 "허니문 방광염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며, 성관계 후 소변을 보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남성은 성적 경험이 많지 않아 사정감을 조절할 수 없는 '가성조루'로 고민할 수 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 온 남녀가 함께 살면서 생기는 갈등과 스트레스도 심하다. 특히 하지 않던 집안일 부담을 져야 하는 전업주부에게 우울증을 일으켜 괜히 피곤하고, 목에 뭔가 걸린 듯하고, 초조하거나 짜증이 나며,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표현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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