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몽고메리(27·미국)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탄생하면서 세계남자 육상 100m의 판도가 모리스 그린(28·미국)의 독주체제에서 양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14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그랑프리시리즈에서 몽고메리는 9초78로 결승선을 통과, 그린이 1999년 세웠던 세계기록(9초79)을 0.01초 앞당겼다. 이로써 최근 3년간 맞수가 없던 그린의 아성을 무너뜨릴 후보로 몽고메리가 급부상했다.
그린은 99년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칼 루이스(미국) 은퇴 후 린포드 크리스티(영국) 돈 베일리(캐나다) 등의 군웅할거시대를 종식시킨 스프린터. 99년 에드먼튼 세계선수권과 이듬해 시드니올림픽을 석권하는 등 2000년과 2001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최근 오금부상 때문에 다소 부진했지만 넘버1 자리는 여전히 그린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린의 그늘에 가리워져 있던 몽고메리는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대등한 반열에 올랐다. 몽고메리는 스타팅블록을 불과 0.104초만에 차고 나갈 정도로 순발력이 탁월하다. 비록 이날 초속 2m의 뒷바람의 도움으로 세계기록을 경신했다는 일부의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톱 클래스선수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단거리 선수치곤 왜소한 178㎝의 몽고메리는 19세 때 9초96의 비공인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았다.
미식축구선수로서의 삶을 꿈꾸던 그는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육상으로 돌아섰다. 평범한 스프린터에 지나지 않았던 몽고메리는 99년 여자 100m의 1인자 매리언 존스(미국)를 키운 트레버 그래엄으로 코치를 바꾸면서 일취월장했다. 이 대회 전까지 최고기록이 9초84에 머물렀던 몽고메리는 99년 세계선수권에서 그린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게 메이저대회 최고성적이다.
절친한 친구사이인 단거리의 여제 존스와 함께 훈련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몽고메리는 올들어 그린을 2차례나 물리쳐 신기록은 이미 예견됐다. 앞으로 세계최고를 놓고 그린과 몽고메리가 펼칠 세기의 대결에 세계육상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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