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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95)姜小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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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95)姜小泉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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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인은 누구일까? 서정주를 드는 이도 있을 것이고, 박목월이나 한용운을 드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들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작품들이 실려 있어서 대부분의 한국인이 의무적으로 익숙해져야 했던 시인들이다.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이들보다 한결 더 깊고 넓게 한국인의 심성에 영향을 끼친 시인이 있다. 아동문학가 강소천(1915.9.16∼1963)이 그 사람이다. 그의 동요와 동시들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와 국어 교과서에 그 작자가 명기되지 않은 채 수없이 널려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한국인들은 강소천의 시를 외며 자란다. 한국인이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태극기')나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코끼리')를 읊조리기 시작하는 것은 유년기 때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 노래들을 정식으로 배운다. 그리고 이어서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닭'),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꼬마 눈사람'), "빨강 빨강 종이론 무얼 접을까/ 파랑 파랑 종이론 무얼 접을까"('종이접기'), "토끼야 토끼야 산속의 토끼야"('산토끼야'),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 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 같이"('어린이 노래'), "도레미 소리 맞추어/ 도레미 노래 부르자"('봄동산 꽃동산') 등을 읊조린다. 학년이 높아지면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금강산')이나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유관순')를 배운다.

강소천은 또 다작의 동화 작가이기도 했다. 북쪽의 고향에 두고 온 열두 살 동무 순이를 간절히 그리는 스무살 청년의 심정을 담은 '꿈을 찍는 사진관' 같은 작품에는 고향인 함경도를 떠나 남쪽에서 타향살이를 했던 실향민 강소천의 마음자리가 드러나 있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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