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0년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페르마는 수학 문제 하나를 제시한 뒤 "나는 정말 놀라운 증명 방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여백이 좁아서 그 증명을 여기에 적을 수가 없다"는 메모를 남겼다. 'n이 2보다 큰 자연수일 때 방정식 xⁿ+yⁿ=zⁿ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다. 이 문제는 결국 370여 년이 흐른 1996년 미국 프린스턴대 앤드류 와일즈 교수가 증명을 함으로써 해결됐다.그러나 과학의 힘으로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21세기에 들어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수학만이 아니다.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등 소립자에서 우주까지 자연계의 운행 원리와 물질의 구조, 생명의 신비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끝이 없다.
지구를 둘러싼 수수께끼
지구의 정체를 추적 중인 지구과학자들이 궁금해 하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하와이의 화산활동이다. 지구 표면의 움직임은 1960년대 등장한 판 구조론으로 대부분 설명된다. 지구의 표면이 십여 개의 크고 작은 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딱딱한 암석권 아래의 연약권이 움직임에 따라 지각과 맨틀 최상부가 움직인다는 것이다. 지진과 화산 같은 지질활동은 이러한 판의 경계면에서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태평양판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하와이의 화산활동은 판구조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고 있어 지구과학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초기 지구의 상태도 지구과학 전공자들이 풀고자 하는 문제다. 지구의 역사는 약 46억 년. 지구와 동시에 생성된 것으로 알려진 운석의 나이로부터 추정된 것이다. 그러나 지구 표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암석은 캐나다 북서부 지역의 약 40억 년 된 편마암이다. 지구 발생 초기 6억 년 동안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것이다.
▶증명과 난제, 수학의 문제들
수학 분야는 수백 년에 걸쳐 수학적 증명에 관한 다양한 난제들을 푸는 과정에 있다. 2000년 5월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가 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100만 달러씩 내건 7개의 밀레니엄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문제에는 추상 기하학 분야의 호지 예상, 도형과 관련된 포앵카레 예상, 파도 물결이나 공기 저항과 같은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내비어-스토크 방정식 등이 있다.
특히 순수 수학분야에서 가장 중요시 되고 있는 리만 가설도 역사가 오래된 난제 중 하나다. 1과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2, 3, 5, 7 등의 소수(素數)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규칙에 의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19세기 초 독일 수학자 리만은 리만 제타함수를 이용, 소수의 일정한 분포를 증명하는 문제를 제시했다. 15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많은 수학자들이 리만가설을 풀기 위해 매달리고 있다.
▶기초과학의 또 다른 숙제
물리학, 화학 등의 기초과학은 자연계의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 성격상 인류가 가장 궁금해 하는 숙제들이 많다.
천문우주과학에서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 별, 은하, 중성미자 등 지구에서 관측되는 우주 속 물질의 양은 은하를 함께 묶기 위해 필요한 질량과 은하들의 운동을 계산할 때 나오는 우주물질 총량의 4%에 불과하다. 나머지 알려지지 않은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또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도 천문우주과학이 증명해야 하는 문제다.
이밖에 물질의 성질을 탐구하는 화학에서는 반응의 구체적인 경로와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에 대한 해석을 아직도 대부분 경험에 의존하고, 생명체의 생식 방법과 진화의 방향도 아직 미궁을 헤매는 문제들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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