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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교도통신 서면 인터뷰 회답 요지/"北·日 관계정상화는 시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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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교도통신 서면 인터뷰 회답 요지/"北·日 관계정상화는 시대요구"

입력
2002.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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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일본의 교도(共同)통신과 서면인터뷰를 한 것은 2000년 8월 북한을 방문한 한국 언론사 사장단과의 기자회견이후 처음으로 서방 언론과 접촉한 것이다. 다음은 서면인터뷰 회답 요지.귀하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우리나라 방문을 앞두고 서면질문을 보낸데 대해 사의를 표합니다. 귀하가 질문에서 제기한 제 문제는 나와 고이즈미 총리의 대면과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므로 조일관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만 답하기로 합니다.

지금 세계의 이목은 조선에 집중해 있고 나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의 대면과 회담에 대단히 커다란 관심이 쏠려있습니다. 조선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이고 역사적으로도 먼 옛날부터 서로 왕래하면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세기 동안 조일관계는 불화와 대립에 의해 극히 비정상인 상태에 있습니다. 조일관계를 정상화해 양국간의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의 염원과 이익에 합치하는 것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조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오늘날 양국의 정치가에 맡겨진 역사적 사명입니다. 인민의 염원과 이익을 위해, 역사 앞에 떠맡고 있는 숭고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책임있는 정치가가 대국적 입장에서 결심하고 나선다면 양국간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곧 고이즈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게 됩니다만, 이는 조일관계를 정상화해 나가는 데 있어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는 고이즈미 총리의 우리나라 방문을 환영하며 우리 둘의 이번 상봉과 회담이 좋은 결실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우리 둘은 무엇보다도 조일관계를 개선하자는 공통의 의지와 공동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나가야만 합니다.

조일관계를 정상화하는데 있어서 해결해야만 하는 기본문제는 양국간에 존재하고 있는 꺼림칙한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는 것입니다. 거의 1세기에 걸쳐 쌓이고 쌓여온 한의 역사를 그대로 두고서는 국교정상화를 실현할 수 없고 선린우호 관계도 수립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청산을 위해서는 일본에 의해 우리 인민이 받았던 수많은 재난과 피해를 충분히 고려해 성실히 사죄하고 보상문제도 올바르게 해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바로 이러한 기본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조일관계의 비정상적 관계가 개선되기만 하면 일본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안보문제와 같은 것들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의 국방력 강화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우리의 국방력은 철두철미 자위의 정책입니다.

우리의 무장력은 우리를 침해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무자비하지만 침해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누구에게도 무력행사는 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내가 일본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입니다만, 양국관계가 정상화돼 바람직하게 발전한다면 일본을 방문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일본 인민에게 평화와 번영이 있기를 기원하는 나의 인사를 전해주기를 바랍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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