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6시께 서경원(徐敬元·65) 전 의원이 지하철 1호선 전동차내에서 사복차림으로 외출 중이던 미8군 2사단소속 미군 사병에게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고 양쪽 눈 부위가 멍이 드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서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병원파업 강제해산 항의 집회에 참석한 뒤 한총련 소속 대학생 250여명과 함께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추모제가 열리는 경희대로 이동하던 중 전동차내에서 만난 존 머피(22) 이병 등 미군 3명과 시비가 붙었다.
학생들이 전동차 내에서 나눠준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전단지를 머피 이병 등이 읽지 않고 버리자 서 전 의원 및 학생들과 미군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서 전 의원은 미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에 격분한 대학생들은 1호선 회기역에서 내려 머피 이병 등 미군 3명을 경희대로 강제로 데려가려다 경찰의 제지로 머피 이병만을 학내로 데려갔다.
경찰은 학생회 간부들을 설득, 오후 8시께 머피 이병의 신병을 넘겨 받은 뒤 미군 관계자의 입회하에 머피 이병 등 미군 3명을 상대로 폭행사건 발생경위 등을 조사했다.
한편 서 전 의원은 경희의료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외과병동에 입원했다. 학생들은 미군의 신병을 미군 당국에 인도하기 전 범죄 인정 자술서를 받을 것을 요구하며 경희대에서 밤늦도록 농성을 벌였다.
가톨릭농민회 전국회장을 지낸 농민운동가 출신의 서 전 의원은 현재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 전 의원은 1988년8월에는 13대 의원 신분으로 밀입북을 감행,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 사건으로 징역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98년 사면됐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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