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파의 일부 의원들이 추석 전후에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내 긴장이 커지고 있다. 집단 탈당론을 적극 제기하는 인사는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의원과 경기 출신의 곽치영(郭治榮) 의원. 이들은 수도권과 중부권 의원 20여명이 탈당해 별도의 신당을 만든 뒤 민주당, 정몽준(鄭夢準) 신당 및 자민련 등과 통합해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곧바로 분당 사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곽치영 의원은 13일 "다수의 침묵하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새로운 당을 만들어야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규 의원은 "16일 신당추진위가 해산 결의를 할 경우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신당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해 탈당에 앞서 통합 추진기구 구성 계획을 밝혔다.
열흘 전부터 모임을 가져 온 이들은 최근 노 후보측이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보고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영환(金榮煥) 유재건(柳在乾) 의원 등과도 만나 동반 탈당을 권유했으나 두 사람은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탈당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새시대전략연구소'를 주도해온 김원길· 박상규 의원은 천용택(千容宅) 의원 등 연구소 핵심 구성원 및 남궁석(南宮晳) 강성구(姜成求) 의원 등 경기 남부·중부 출신의 '레인보우' 모임 소속 의원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동반 탈당을 제의했으나 대다수 중도파 의원들은 탈당에 대해서는 머뭇거리는 분위기이다. 이들은 조기 탈당 대열에 반노(反盧)그룹과 호남 출신 의원을 배제한다는 입장이다. 반노파의 핵심인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 계열 의원들은 "당장 탈당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측은 중도파 인사들을 상대로 진화에 나서는 한편 조기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중도파 움직임에 대해 "대의명분이 없는데 그렇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차라리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단일화하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정몽준 의원은 "민주당이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반색했다. 정 의원측은 대리인을 통해 김원길 곽치영 의원 등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