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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선대위 2원화 운영/쌍두 민주 대선號 "분란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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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선대위 2원화 운영/쌍두 민주 대선號 "분란 소지"

입력
200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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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3일 선대위와 기존 당 지도부를 2원화해 12월 대선을 치르기로 한 것은 당 주도권, 신당 논의 등을 둘러싸고 진행돼온 당내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이날 정례 회동을 통해 당의 2원화에 합의한 것은 신당 추진의 불씨를 살리면서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이 거의 예외 없이 선대위와 당 조직이 일사불란한 체제를 이뤄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시도는 다분히 실험적이며 그 성공 여부도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노 후보가 선대위를 구성하고도 대표 등 기존 당 지도부의 권한과 기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당 조직을 완전히 흡수·장악하지 못하게 된 것은 큰 정치적 모험이다. 당 2원화는 한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을 강력히 고사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한 대표는 이날 정례 회동에서 고사 의지를 거듭 표명, 노 후보의 동의를 얻어 관철시켰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노 후보 중심의 선대위에 급격히 힘이 쏠리는 것을 조절하면서 신당 추진을 계속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음으로써 노 후보와의 사이에서 중립적 위치를 확보, 비노(非盧)·반노(反盧)·중도 진영을 모두 아우르면서 이탈 세력을 막고 신당을 밀어 붙이는 것이 한 대표의 복안이라는 것. 노 후보측 고위 인사도 "한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고사와 당 2원화는 중도세력 일부가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와 한 대표가 이날 신당추진위의 활동을 중단 시키지 않고 선대위 체제와 병행시키는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에 사실상 합의한 것도 한 대표의 당 단합 명분과 신당 계속 추진 구상을 노 후보가 수용한 결과다.

그러나 노 후보 진영에서는 한 대표의 속내에 의구심을 토로하는 얘기가 적잖게 흘러 나온다. 한 핵심 인사는 "한 대표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노 후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라며 "매우 유동적인 정치적 상황에서 대표로서 당권을 확보, 어느 경우에도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본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노측 중진인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이날 "선대위가 구성되면 당무를 선대위가 총괄하는데 무슨 2원화냐"며 2원화를 유도한 한 대표의 의도를 비판한 뒤 "개혁적 인사가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하고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 정동채(鄭東采) 후보비서실장 등 DJ 가신 출신들은 선거캠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후보와 한 대표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 채 선대위를 출범시키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실제 운영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당 2원화는 당 사무총장과 선대본부장의 이원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고 이 경우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예산 집행 등이 분란에 휩싸일 소지가 다분하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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