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 대출" 쉬워진다

"주식만 있으면 어디서든 현금인출이 가능합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거래 주식을 담보로 한 다양한 현금 대출 상품들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있다.

▶보유주식 담보대출

대신증권은 16일부터 위탁계좌를 통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주식 평가금액의 50%까지 시중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해 대출 받을 수 있는 '예탁증권 담보대출 서비스'를 실시한다. 증권계좌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1개월 이상 예탁된 주식을 담보로 은행 마이너스 통장처럼 언제든 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액은 개인 최고 5억원, 법인은 최고 10억원까지이며 증권사 영업점이나 국내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증권카드를 이용해 언제든 출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담보주식을 팔면 먼저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대출 금리는 연 10%로 시중금리보다 높지만 마이너스통장보다는 싼 편. 대출기간은 1년이며 대출 만기일 전이라도 언제든 일부상환이나 전액 상환이 가능하다. 대신증권 정재중 상품개발팀장은 "급전이 필요하거나 투자자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어디서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예탁 주식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보유 주식을 담보로 최고 3억원까지 빌려주는 '스탁 파워론'을 시행하고 있다. 주식을 1,000만원 이상, 1개월 이상 갖고 있어야 하고 대출금리는 신용정도에 따라 12.0∼14.4%로 차등 적용된다. 현금인출서비스와는 달리 영업점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불편이 있지만 담보비율이 170%여서 빌릴수 있는 돈이 그만큼 많다.

▶매도주식 담보대출

또 삼성 LG 대신 현대 대우 등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체결된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보통 주식을 매도하면 3일 후에나 결제돼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도 당일에도 매도금액의 98%(최고 5억원)를 인출할 수 있다. 해당 증권사는 3일 뒤 결제일에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며 연 8%의 금리를 적용한다. 계좌에 한달 이상 주식을 예탁해둬야 하고 대신 등 일부증권사의 경우 매도 당일 전화나 사이버거래시스템을 통해 바로 돈을 인출할수 있다.

▶공모주청약자금대출

증권사들은 또 공모주 청약 때 필요한 청약증거금의 일부를 대출해주고 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증거금이 부족해 공모청약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불편을 없앴다.

1인당 대출한도는 LG 대우 동원 동양증권 등이 최고 5억원이며 대신증권은 10억원까지 빌려준다. 대출 이자율은 연 7∼8%로 싼 편이지만 청약 첫날 경쟁률이 10대1 이상인 우량 종목에만 청약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 별도 담보가 필요없을 뿐 아니라 대출금은 청약증거금 환불일에 배정받은 주식대금을 제외한 환불금으로 자동 변제된다. 다만 높은 청약경쟁률로 주식 배정물량이 적거나 등록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공모주 처분에 따른 이익보다 대출자금 이자부담이 커질수도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