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남녀 화장실 외에 장애인 화장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휴게소에 마련되어 있다. 언뜻 보면 장애인을 배려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다. 화장실 앞에 계단이 있는 곳이 많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완만한 경사길을 찾아 멀리 돌아가야 한다. 또 장애인 화장실은 보통 남녀 화장실 사이에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은 장애인들에게 남녀구분 없이 한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뜻과 다름없다. 심하게 말하면 휴게소 이용객이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장애인들은 방해가 된다는 뜻인지, 아니면 장애인은 성의 구분도 없다는 뜻인지…. 물론 장애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화장실이 마련됐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편의주의적 발상이어서 실속이 없는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대부분 크고 넓다. 장애인 '공용 화장실'을 없애고 남녀 화장실 안에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이영일·서울 동대문구 이문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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