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1일부터 보건복지부가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납부상한선을 월 184만원으로 정하는 바람에 고소득자의 보험료가 최고 3,000만원이나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건강보험공단이 12일 국회 보건복지위 김홍신(金洪信·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월급의 3.64%를 건보료로 납부해야 하나 보험료가 184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전액 감면돼 274명이 월 3억9,000만원, 연간 47억4,000만원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 보면 일반기업 대표 및 임원이 47명으로 가장 많고 법률회사 대표임원 28명, 증권사 대표임원 9명, 병원 대표 6명, 보험사 대표 및 금융종사자가 각각 5명이다.
이에 따라 1개 사업장에서 3억4,812만원의 월급을 받는 삼성전자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상한선인 184만원만 보험료로 내는 데 비해, 10개 사업장으로부터 총 1억7,824만원의 월급을 수령하는 롯데 신격호(辛格浩) 회장은 사업장이 분산돼 있어 이 회장보다 2.5배나 많은 646만원을 내는 불합리함이 나타나고 있다. 이 회장은 월 1,267만여원의 건보료를 내야 하나 상한선 도입으로 1,079만원을 감면 받은 셈이다.
또 16억1,730여만원의 월 사업소득을 받아 종래 기준으론 3,083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 K씨는 2,899만여원을 감면받았다.
복지부는 월 상한선(111만1,510원)을 두고 있는 지역가입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 올해부터 직장가입자에게도 사업장 별 월 상한선을 도입했으나 오히려 월급을 많이 받고도 건보료를 적게 내는 모순을 야기시켰다는 지적이다.
김의원은 "건보 재정파탄을 이유로 3월부터 서민들의 보험료는 6.7%나 올려놓고 고소득자의 보험료를 삭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보험료 상한선을 올리든지 이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