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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계절넘겨도 문제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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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계절넘겨도 문제없어요

입력
2002.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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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에 쓰다 남은 영양크림, 올 가을에 써도 되나요?"식약청이 내년도부터 일부 화장품에 대해 유통기한 표시를 의무화한다고 최근 입법예고한뒤 화장품 사용기간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화장품은 일단 개봉하면 가능한한 빨리 쓰는게 안전하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져 있어 계절을 넘긴 화장품을 다시 사용하기 꺼리는 사회 분위기인데다 이번 입법예고가 화장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킨 탓.

그러나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은 '아침저녁 세안후 깨끗한 손으로 사용한다는 가정아래서는 화장품은 계절을 넘겨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소비자 불안심리는 일종의 과민반응이라고 말한다. 장업협회 안정림 전무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너무 화장품 수명에 대해 민감한 나머지 제조기간이 6개월만 지나도 교환을 요구하고 반 이상 남은 화장품을 버리는 등 낭비가 심한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한 화장품회사 홍보직원은 "가급적 빨리 써야 좋다는 것은 업계의 판촉용 멘트에 불과하다"고 확인했다.

화장품업계는 보통 개봉하지않은 기초화장품의 수명은 3년, 메이크업 제품은 5년 정도로 잡는다. 일단 개봉했을 때는 각각 1년반, 3년으로 수명이 단축된다. 또 화장품 수명은 내용 성분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용연구팀 박수경씨는 "자연주의 화장품은 식물성분이 많고 방부제처리를 덜 하기 때문에 변질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수분함량이 높은 화장품도 산패가능성 때문에 사용기간이 짧아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수명은 보관방법에 따라서도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화장품을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 넣어놓고 쓰는 것은 오히려 변질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화장품 전용 냉장고의 경우 최적의 보관온도라는 4∼7도를 유지하지만 일반 냉장고는 식품보존을 위해 온도를 더 낮춰놓는 경우가 많은데다 여닫는 횟수가 잦아 냉장고안에서 화장품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내용물이 변질되기 쉽다. 한편 이번 입법예고의 적용을 받는 화장품은 레티놀이나 비타민C, 효소 등 불안정한 특수성분을 넣은 기능성 화장품과 일반 화장품 중에서도 30개월이상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제품에 제한되며 그 외의 화장품의 경우 제조일자를 표시하는 현행 방침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성희기자

■화장품 품목별 수명

팩: 2년. 대부분의 팩에는 고농축 천연성분이 들어있어 변질되기 쉬운 편. 특히 필오프(마른후 벗겨내는 방식) 팩은 개봉 후 장기간 방치하면 고체성분과 물이 분리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캡슐 & 에센스: 캡슐은 3년, 에센스는 1∼2년. 캡슐을 반 정도만 쓰고 남기면 캡슐 성분이 다 날아가 효과가 없다. 캡슐 하나를 뜯었다면 반드시 다 사용할 것.

스킨 로션 영양크림: 1년반∼3년. 손에 덜어낸 내용물을 다시 담는 것은 부패의 주범이므로 반드시 화장솜이나 스틱을 사용해 쓴다.

자외선차단제: 3년. 다만 사용기간이 오래될수록 자외선 차단효과는 감소한다.

파우더 아이섀도: 수명은 3년 정도로 긴 편이지만 오래되면 갈라지는 게 흠.

마스카라: 온도에 예민한 화장품으로 사용가능 기간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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